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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양심수 군문제 해결을 위한 모임> 성명서

다시 농성에 들어가며

1. 시국관련 청년학생 수형자에 대한 부당징집 문제는 과거 청산 차원에서 반드시 해결되어야 합니다.

역대 군사정권이 시국관련 청년학생들을 사회로부터 장기간 격리시키고자 수배-구속-수형생활 외에도 강제징집 또는 출소 직후 부당징집 제도를 이용하여 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중략)

그리고 올해 다시 문제제기 하는 병역법 시행령 103조는 89년 3월 25일 안기부가 주도하는 공안 합수부 설치를 의결한 국무회의에서 여소야대 시절 시행령보다 강화된 것이다. 그 이후 수많은 시국사범이 양산되었으며 이들 중 2년 미만의 형을 선고받고 출소직후 사회와 가정으로부터 격리될 처지에 놓여있는 530여 청년학생 수형자가 있다. 이들 청년학생 수형자는 3개월에서 3년 가량의 부당한 수형생활에 의해 정상적인 학업의 기회를 놓쳤고 대상자의 평균연령이 군입영 적령기에서 4-5년 이상 경과되어 정상적으로 군복무하기도 벅차거니와 군복무 후에는 이미 20대 후반으로 접어들어 전과와 상관없이 취업연령 초과로 인해 정상적인 사회진출의 기회가 박탈당할 상황에 놓이게 된다.(중략)

2. 정부는 지금까지 보여왔던 해결의지에 대한 분명한 책임을 져야 한다.

(중략) 지난 5월 7일부터 병무청장은 출소직후 발부되던 영장을 연기시켜 주었고 5월 12일에는 영장 연기조치는 부당징집 문제에 대한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해결의지의 표현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6월 8일 열린 국방상임위에서 야당의원(정대철, 나병선) 질의에 대해 전향적이고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병무청장은 답하였다. 그리고 7월 6일 정무장관실, 청와대 유관비서실, 국회국방위 등과 협의 하에 마련한 시행령 개정안을 병무청은 국방부에 건의하였다.(중략) 그런데 국방부는 병무청이 제안한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검토를 차일피일 미루다가 지난 9월말경 마침내 거부하기로 입장을 정리하였고, 10월 8일 병무청장의 답변에서 이 사실에서 확인되었다.(중략)

3. 우리는 과거청산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있는 한 결코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

(중략) 국방부가 시국관련 청년학생 수형자의 병역문제의 해결을 거부하는 이유는 명료하다. 군사통치 시절의 법집행이 일반형사범이나 시국사범에게 모두 정당하게 이루어졌다는 것이고, 시국사범만의 구제는 일반수와의 형평성 또는 군 사기 등을 이유로 반대한다는 것이다. 역시 80년, 84년, 88년 세 차례에 걸친 시국사범 구제선례에 대해서도 국방부는 무관하다는 태도를 표명했다. 결국 시국사범 구제문제는 과거청산의 대상이 아니라는 태도에서 우리는 진정한 과거청산에 소극적인 국방부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국방부는 결코 과거청산 및 개혁에 스스로 주도적이지 못하고 대통령과 국민의 여론에 밀려 지금까지 수동적이고 생색내기식 조치를 취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국민으로 하여금 갖게 한다.(이하 생략)

1993년 10월 1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