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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미결수에게 수의 착용은 위헌이다"

2일 노태훈 씨 헌법소원심판 청구 행형법 개정 계기 되어야

지난 2일 노태훈 씨(인권운동 사랑방 상근자)는 이석태 조용환 변호사 등을 통하여 미결수에게 수의를 입게 하는 것은 헌법에 보장된 권리가 침해된 것이라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이날 제출된 청구서에 따르면 노태훈 씨가 서울구치소에 수감될 때부터 집행유예로 석방될 때까지 사복을 입지 못하고 수의를 입은 것은 '헌법 제10조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과 '헌법 제27조 제4항 무죄로 추정될 권리'를 침해당했다는 것이다.

이번 헌법소원심판 청구이유로 "미결수용자에게 강제로 수의를 입게 하는 것은 그 자체가 그 사람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해하고 자기가 원하는 의복을 선택하여 입을 행복추구권을 박탈하는 것"이며, 또한 "그의 유죄를 전제로 하여 다른 사람들에게도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은 것과 다름없이 보이기 때문에 그의 명예에 심각한 훼손을 가져오고 인격을 침해함으로써 결국은 무죄로 추정될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특히 "미결수에게 재소자용 수의를 입게 함으로써 검사와 대등한 입장에서 자기방어권을 자유롭게 행사하지 못하는 심각한 문제점도 있다"는 것이다.

국제연합이 정한 [재소자의 처우에 관한 최저기준 규칙]에 "미결수용자는 깨끗하고 적절한 자신의 사복을 입도록 허용되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고, 또 미국 일본 등 외국에서는 사복착용이 허용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행형법에는 '미결수용자에 대하여 기결수에 관한 규정을 준용'(제62조)하여 미결수에게 기결수의 각종 처우가 그대로 적용되는 형편이다.

따라서 행형법 제62조가 헌법에 위반되는지의 여부도 이 청구로 가려지게 되었으며, 이번 기회에 일제의 잔재도 청산하지 못한 행형제도 및 행형법에 대하여 본격적인 검토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