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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문민적 정부 출범 첫해 '우울한' 세계인권선언일

불합리한 제도·관행 개선, 양심수 전원 석방 등 이루어져야


기념행사 줄이어 인권침해에 대한 시민들의 적극적인 감시 필요


유엔 세계인권선언기념일 45돌을 맞아 각 인권단체들의 우리나라 인권상황을 진단하는 토론회를 갖는 등 인권선언일 기념행사가 [불교인권위], [한교협 인권위], [앰네스티 한국지부], [한국인권옹호연맹] 등의 주최로 열렸다.


불교인권위 기념토론회

불교인권위는 이창복 전국연합 의장, 정해숙 전교조 위원장, 안옥희 민가협 상임의장 등 15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창립 3주년 기념법회를 갖고, '현정부에서의 인권현실과 대책'이라는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한상범 불교인권위 공동대표는 주제발표에서 "국민이 여론을 형성하여 인권침해를 비판하고 감시하지 않으면 인권신장과 민주주의 확대는 물거품"이라며 시민 종교단체의 적극적인 감시활동이 중요하다고 주장하였다.

한편 불교인권위는 인권선언기념일을 맞이하는 성명에서 "국제인권규약을 비준한 한국은 세계인권선언의 정신을 구현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국제평화를 위해 먼 나라에 군인을 파견하기 이전에 국민의 인권을 보장하는 조치"가 선행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이를 위한 조치중의 하나로 과거 인권탄압에 대한 진상규명과 반인권적 법과 제도의 개혁을 요구하였다.


KNCC 인권위 기념식

기독교회관 강당에서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위원회](위원장 김재열)의 '93 인권주간 기념식 및 인권상 시상식'이 오후 5시에 열렸다.

한교협 인권위는 이날 93인권선언을 통해 "문민정부가 출범한 후 처음 인권선언일을 맞았지만 아직도 옥고를 치르고 있는 양심수가 300명이 넘고 그 가운데 새 정부가 들어선 후 구속된 사람만 해도 190여명에 이르는 등 인권상황이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또 "'문민정부'에서도 공권력의 고문과 잔학 행위, 불법연행 등이 계속되고 있다"며 반민주악법을 개정할 것을 요구하였다.

인권위는 또 경찰의 강압수사, 검찰의 묵인, 법원이 무죄주장을 외면하여 살인범으로 몰렸던 김기웅 순경 사건에 대해 수사를 지휘한 검찰과 경찰책임자 사퇴, 김기웅 순경에 대한 보상과 원직복직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였다.

인권위는 이와 함께 지난해 10월 주한미군 케네스 마클의 윤금이 씨 살해사건을 끈질기게 여론화하여 주한미군 범죄의 심각성과 한 미 행정협정 개정의 필요성을 국민들이 인식하는데 공헌하였고, 최근 [주한미군 범죄근절을 위한 운동본부]로 상설화 시킨 공로를 인정하여 [주한미군의 윤금이 씨 살해사건 공대위](위원장 전우섭 등)에 인권상을 수여했다.


AI 한국지부 '실종' 캠페인

앰네스티 한국지부는 10일 인권선언일에 즈음한 성명에서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권리를 선언하고 있는 인권선언문이 아직까지 세계도처에서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세계 각 국 정부에 국제인권규약 준수와 양심수인의 석방 △한국정부에 고문방지조약에 즉각 가입, 국제인권규약에 반하는 국가보안법의 조항을 즉각 개정, 사형제도 폐지 등을 요구하였다.

또 한국지부는 10일 오후 12시 대구에서 "45개국 이상의 나라에서 정치적 살인과 20개국 이상에서 실종사건이 발생하고 있고, 30개국 이상의 나라에서 여전히 소재가 밝혀지지 않은 3만여명의 실종자가 존재한다"며 이를 막기 위해 노력하자고 호소하였다.


대한변협 심포지움

[대한변협](회장 이세중)은 오후 2시 세종문화회관 대회의실에서 '헌법재판소 활성화 방안' 심포지움을 갖고 헌법재판소가 창설이래 5년 동안 내린 판결과 국민의 권리보장을 위해 노력한 것을 중심으로 헌법재판소의 지위를 평가하였다.

심포지움에서는 또한 헌법재판소가 민감한 정치적 사건을 헌법재판소법에 명시된 6개월 이내의 판결을 '훈시규정'으로 판단하여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연기에 대한 판결을 연기시켜 헌법재판소의 책임을 다하지 못해 국민의 기본권 보호를 소홀히 하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실패한 제도라는 비판 등이 나오기도 했다.

또한 판결에서 5:4로 위헌의견이 우세해도 6명 이상이 찬성하여야 위헌판결을 내리게 되어 있는 헌법규정에 따라 결과적으로 합헌이 되고 마는 모순이 지적되기도 하였다.

이외에도 [한국인권옹호연맹]은 오후 2시 YWCA 강당에서 '문민시대의 인권'이라는 주제의 강연회를 가졌고, 정부에서는 오전 10시 세종문화회관 소강당에서 윤관 대법원장, 조규광 헌법재판소장, 이세중 대한변협 회장 등 5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기념식을 갖고 홍남순 변호사 등에게 훈장을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