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에 주사파 침투” 경찰 발표 베낀 동아일보사
경찰이 발표한 피의 사실을 가지고 “고교에 주사파 침투”란 제목으로 청소년 단체 「샘」사건을 기사화 한 동아일보사(발행인 김병관)를 상대로 언론중재위원회에 중재 신청했던 강천규(청소년 단체 샘 회원, 20)씨는 동아일보사와 중재가 성립하지 않아 지난 7일 서울민사지방법원에 정정 보도청구를 냈다.
정정 보도청구 취지에서 강씨는 “동아일보사는 피의 사실만을 가지고 보도하여 청소년 민족문화단체로 활동을 해온 「샘」에 대해 국민이 주사파 조직으로 오인하게 하였으며 「샘」에 출입하던 학생 역시 징계 등의 불이익을 당하게 되었다”고 말하였다.
또한 강씨는 “대한민국 형법 제126조에는 검찰, 경찰 기타 범죄수사에 관한 직무를 행하는 자, 또는 이를 감독하거나 보조하는 자가 그 직무를 행함에 당하여 지득(知得)한 피의 사실을 공판청구 전에 공표 할 때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럼에도 이번 언론사들은 특히 공안당국의 발표를 무분별하게 취재하는 것은 관행처럼 법을 어겨 공안사건 만들기에 부심 한 행위”라고 평가하였다.
동아일보사는 지난 9월 9일자 신문 사회면(31면) 상단에 가로 15cm, 세로 4cm 크기의 기사를 내보냈는데, “고교에 주사파 침투”란 제목으로 “서울남부지역에……주사파 조직 샘을 적발하여……회장 등 3명을 국가보안법 위반 이적단체 구성 및 가입 등 혐의로 구속”이라고 보도하였다.
그러나 강씨는 “「샘」은 주사파 조직 및 이적단체가 아니며 9월 28일 서울지방검찰청에서 청구한 공소장에도 ‘이적단체’가 빠져 있다”고 밝혔다.
언론중재기간동안 동아일보에서 나온 사회부 1차장 최맹호 씨는 “검찰청이라는 신빙성 있는 수사기관에서 발표한 자료이므로 의심의 여지없이 기사화 하였다”고 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