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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구국전위 안재구 씨 사형구형

안씨 반국가단체 결성부인, “결성축하문 조작되었다”


「구국전위」 사건으로 지난 6월 구속된 안재구(61, 전 경희대 강사)씨에게 사형이 구형되었다. 17일 서울지방형사지법 합의21부(주심 윤강렬 판사)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검사는 논고를 통해 “안씨는 구국전위를 결성한 수괴로, 강령과 규약 등을 통해 반 국가단체를 구성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피고는 10여건의 주체사상 문건을 배포했고 수십 차례 북의 지령을 받았으며 총2억 여 원의 공작금을 받는 등 북으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아 활동했다”고 말했다. 더욱이 안씨는 79년 「남조선민족해방전선준비위원회」(남민전)사건으로 구속되어 80년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 중 88년 대구교도소에서 가석방으로 출소했으나 전혀 달라지지 않았고 반성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검사는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하면서 공작금 2억 7천 6백여 만 원을 추징할 것을 재판장에게 요청했다.

김제완 변호사는 변론에서 “안씨는 금품수수․회합통신을 인정하지만 조선노동당과의 무관하다고 증언했다”고 말했다. 반 국가단체임을 증명하는 것은 구국전위 결성축하문밖에는 없는데 이 역시 제보 문에 따른 것으로 성명불상의 반 국가단체구성원이 정화려 씨와 만나기 위해 입국한 사실을 안기부가 입국 10분만에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즉각 검거하지 않고 그 뒤로도 4차례나 만남을 묵인한 이유는 무엇인가고 반문했다. 또한 구국전위라는 단체를 결성한 것에도 정화려 씨 등 많은 증인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으며 10여명의 회원으로 국가전복을 꾀했다고 보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피고인 안씨가 보낸 보고서는 조직적 차원의 의결 이라기 보다는 안씨 개인의 견해였을 뿐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구국전위의 결성축하문의 유일한 증거인 제보 문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반 국가단체로 규정하는 것은 구성요건이 불충분하다는 것이다. 나아가 “주체사상을 추종했다는 이유만으로 반 국가단체라고 판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주체사상이나 주사파를 무조건 반 국가단체로 보는 것은 흑백논리이며 경제인들이 북한의 주사파들과 협력을 꾀하는 이때 통일시대를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안재구 씨는 최후진술에서 사형구형에 얼떨떨하다고 말한 뒤 차분히 준비된 원고를 읽어내려 갔다. 안씨는 “광명조직을 만들고 이름을 구국전위라고 붙인 것일 뿐이며 결성축하문을 받은 사실도 없다. 이 문 건 은 조작되었고, 그 책임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광명조직의 강령, 규약 등을 몇 사람에게 보여준 것이고 사실과는 다르게 보고서를 작성한 것임을 안기부, 검찰 조사과정에서 밝혔으나 묵살 당해왔다고 진술했다. 이 사건은 전적으로 자신의 책임으로 칠순이 넘는 류낙진 씨나 자신을 믿고 심부름을 한 것뿐인 정화려 씨 등에게는 관대한 처분을 내려줄 것을 요청했다. 끝으로 안씨는 “자신은 국가 반란이나 파괴하려는 의도는 없었고, 남북분단을 청산하고 민족공동체로 새 사회를 창조해나가자는 의도였음을 헤아려주길 바란다”며 최후진술을 마쳤다. 선고공판은 11월 30일 오전10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