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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특집기획-짓밟히는 고등학생의 인권(마지막) 「2+1 제도」 1년 사실상 교육 포기

현장교육 실종, 공고생들 저임금 장시간 강제노동에 시달려


“1년 동안 산업체에서 현장교육을 이겨내지 못하면 퇴학당합니다. 그 두려움 때문에 고등학교는 졸업해야겠다는 일념으로 꾹 참고 다녔습니다” 지난 2월 모 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한 박아무개(19)씨의 2+1제도에 대한 소감이다.

94년 10월 발간한 국회교육위원회 김원웅 의원의 「사회정책연구소」에서 펴낸 ꡔ교육백서2ꡕ에는 “현장훈련은 명목뿐이고 학생들은 장시간,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다”며 2+1제도에 대해 결론을 내렸다.

ꡔ교육백서2ꡕ에 따르면 “현장에서 학생들이 받는 월 평균수당은 20만원에서 70만원대 이고 3개월의 집체훈련기간에 학생들은 최저임금의 50%인 13만원을 받는다. 또한 현장실습 학생들의 74.8% 가량이 월 평균 최저 5시간에서 60시간의 연장노동을 한다. 학생들이 일하고 있는 1백82개 사업체의 2백38개 사업장중 10개 사업장만이 훈련원이 설치돼 있어 훈련생 3천1백69명중 50.6%인 1천6백5명만이 실습을 하고 있는 셈이다. 학생들은 학교교육과정을 고려한 체계적인 훈련과정 없이 생산과정에 필요한 며칠간의 교육만 받고 곧바로 현장에 투입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모 기업체에서 현장근무를 했던 진 아무개(19 ㅇ공고)씨는 “단순반복 생산라인에 투입되어 다른 노동자와 함께 일하는 동안 이곳저곳 심부름을 하는 것으로 훈련을 마쳤다”고 말했다.

임 아무개 교사(ㅅ공고)도 “현재 대기업은 3-6개월 정도 단기양성소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장기간의 교육과정과 교육인력이 필요한 2+1제도를 기피하고 있는 반면 훈련원을 갖추지 못했거나 경영여건이 열악한 중소기업에서 인력난 해소를 위해 2+1제도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또한 임씨는 “2+1제도는 산학연계를 위한 교육이 아니라 사실상 교육의 포기다”라고 결론 내렸다.

한편, 2+1제도의 실무사령탑을 맡고 있는 교육부 과학교육 과장 김정호(52)씨는 “1년이 지난 시점에서 2+1제도는 비교적 괜찮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세부적인 질문에는 대답을 회피했다.

2+1제도는 1,2학년 동안은 학교에서 이론교육을 하고, 3학년 동안 공장에서 현장기술교육을 하여 공업고등학교 학생의 자질향상과 산업현장 적응능력을 높이겠다는 목표로 94년부터 시행되었다.

교육부는 2+1제도를 94년부터 97년까지 시범적으로 실시하고 98년에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94년 한해 동안 수도전기공업고둥학교를 비롯하여 전국에서 20개 학교 13개학과 3천1백69명은 1백82개 산업체에 파견되었다.

우리나라가 91년 비준한 아동의 권리조약 32조는 “경제적 착취 및 위험하거나 아동의 위험에 방해되거나 아동의 건강이나 신체적 지적 정신적 도덕적 또는 사회적 발전에 유해한 노동의 수행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를 인정한다”고 밝히며 “이를 시행하기 위해서 입법적 행정적 사회적 및 교육적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