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걸의 삶 거부, 삶 스스로 개척
「장애노점상자립추진위원회」(위원장 양연수, 장자추)는 지난 4월 분신 사망한 장애 노점상 최정환씨의 장례 이후 장애인들의 자활 노력의 결실체다. 양연수 씨는 “지난 5월초 「전국철거민연합회」, 「전국장애인한가족협회」, 「전국노점상연합회」등의 3개 단체에서 장애노점상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점을 절실하게 느끼고, 구걸적인 삶을 청산하고 인간적인 삶을 살아보자는 결의를 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장자추는 결성식을 마친 후 인천 연수지구 아암동(송도 근처)지역부터 터를 잡아나가기 시작했다. 인천지역에서 약 2달간의 활동으로 장애노점상들의 노점 터를 잡은 이들은 8월초부터 서울지역의 청계8가 지역에서부터 다시 뿌리내리기 작업을 시작했다. 이런 노력으로 현재 인천지역 아암동에 60여명, 서울 20명 등 1백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으며, 계속 지방으로 조직을 넓혀갈 계획이다. 이들 장애인들은 특별한 직업 없이 앵벌이, 시장에서 구두닦이 등으로 생계를 이으며 비참한 생활을 해왔다.
이들이 스스로 살 길을 찾아나선 데는 기존의 150여개 장애인 단체들이 이들의 실질적인 생활을 보장하는데 힘을 쏟지 못한 이유도 컸다.
장자추는 결성 취지문에서 “장애인복지법과 장애인고용촉진법에 의해 생계비 명목으로 정부의 혜택을 받는 이들은 4백만 장애인중 고작 12만명 정도이고, 3백인 이상 사업장 2% 의무고용 조항은 말만 무성할 뿐 실질적인 취업증가를 가져오지 못한다”며 “공공시설 가판대 역시 그림의 떡”이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들은 “노점을 하다 절망적인 삶에 대해 분신으로 절규한 증증영세장애인 ‘최정환’열사의 뜻을 이어, 돈없고 힘없는 이땅의 장애인이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생계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결성 취지를 밝혔다. 앞으로 이들 장애 노점상들이 삶의 터전을 일구어 나가는 길을 모두 지켜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