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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해외진출 한국기업 인권침해 심각하다

참여연대, 인도네시아 현지 조사결과 발표

우리나라 해외진출기업들은 현지에서 반인간적인 노동통제와 인권억압으로 가장 싫은 기업으로 손꼽혀지고 있음이 한 시민단체의 조사결과 드러났다. 이에 더해 한국에 진출하는 외국인노동자들에 대한 인권침해도 큰 문제가 되고 있어 특히 동남아 지역에서는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심각하게 실추되고 있는 형편이다.

「참여민주사회시민연대 해외진출 기업문제 특별위원회」(위원장 신윤환, 해외진출기업특별위)는 12일 오후 7시 한글회관에서 ‘한국은 과연 좋은 이웃인가’란 주제로 제1회 해외진출기업문제 시민포럼을 열었다. 해외진출기업특별위는 지난 7월 신위원장, 김은영 간사 등을 지난 7월 3주 동안 인도네시아 현지에 파견, 인도네시아 진출 한국기업들의 문제를 조사했다. 해외기업특별위는 올해 인도네시아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내년에는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의 현지실태를 조사할 예정이다.

첫 조사국으로 인도네시아를 선정한 이유는 94년 중국 진출 이전 한국의 노동집약적 자본이 최초로 그리고 집중적으로 투자되었던 국가라는 점과 90년 이후 중소자본이 국내의 노사분규와 임금인상을 피해 진출하기 시작한 이래 많은 노사분규를 초래(93년 노사분규 3백건 중 대부분이 한국기업)하였다는 점이었다. 이들은 한국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 또는 해고자들을 면담하였고, 직접 기업 방문하기도 했다. 현재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한국기업은 약 3백50개에 달하며 주로 제조업 분야에서도 신발, 봉제업 등의 중소규모의 자본이다.

해외진출기업특별위는 해외진출 기업의 노사갈등과 인권침해 문제에 대한 대책으로 △노동집약적 산업 진출에 대한 강력한 통제 △투자자 및 관리자 교육강화 △현지근로감독체계 확립 △시민단체의 감시체계 확립 대안을 제시했다.

포럼에서 보고된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한국기업이 자행하고 있는 인권침해의 실상을 소개한다.


6,70년대식 노동통제 원용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은 단기적인 투자 진출 동기를 가지고 있을 뿐 그 나라에 대한 문화나 전통, 언어 등을 이해하는 등 현지에 적응하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는다. 한국기업들은 6,70년대식의 노동통제 방식을 통한 이윤의 극대화만 꾀하고 있어 인도네시아 현지에서는 ‘한국적 경영방식’이란 이름으로 불리고, 노동운동의 주요한 투쟁목표로 설정되고 있다.

한국기업의 엄격한 노동통제 방식은 화장실 사용과 관련한 사례들에서 가장 극심하게 드러낸다. 화장실 이용카드를 만들어 이를 번갈아 사용하게 하는 방법이라든가 아예 화장실 수를 적게 만들거나 일정시간 외에는 화장실을 닫아놓는 등의 수법을 써 비난을 사고 있다. 또, 대부분이 이슬람교도인 인도네시아인들의 기도시간을 통제하고 기독교식 예배를 강요하는 것도 문제다.

또, 퇴근시간에 노동자들의 몸을 수색하는 것이라든가 여성노동자에 대한 거친 말투와 심지어는 폭행을 일삼는 것도 심각한 문제다. 이런 일로 인해 한번은 한국인 사장이 노동자에게 피살되는 일도 있었다.

인도네시아 진출 한국기업의 대부분이 국내의 노동조합 활동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어 노조활동을 탄압하는 것도 심각하다.


노조설립 원천적 봉쇄 기도

아예 노조를 설립하려는 노동자를 해고하고 노조 설립 자체를 막지 못하면 철저하게 어용화하려 든다. 노조의 중심 인물에 대한 불법해고와 잦은 부서 이동 등의 국내 기업들의 수법이 원용되고 있다. 심지어 노조의 간부가 단 하루만 결근해도 해고시켜 버린다.

거친 노무관리는 더욱 큰 문제다. 자주 때리거나 소리지르고, 한국말로 욕을 하며, 모욕적인 언행을 가리지 않는다.

‘시간 훔치기’라고 현지노동자들이 말하는 수법도 많이 사용된다. 즉, 잔업수당이나 휴가수당, 최저임금 지급하지 않는 것이다.

이렇듯 한국기업들이 보이는 노동억압은 한국자본가들의 현지 사정에 대한 몰이해와 사전교육의 부재도 큰 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