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피해자 피난처 열림터 개설 1주년
계속되는 성폭력 속에서 헤어나올 방법을 찾지 못한 채 고통받고 있는 여성들을 위한 쉼터 「열림터」(시설장 장영복)가 개설 1주년을 맞았다.
지난해 「한국성폭력상담소」(소장 최영애)가 피해여성들을 상담하던 중 성폭력을 당하고도 그 충격을 최소화하고 치유할 마땅한 자리를 갖지 못하는 여성들과 가해자와 같은 거주지나 이웃에 살면서 지속적으로 성폭력에 시달리는 여성들이 심리적, 신체적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공간의 필요성에서 문을 연 것이다.
1년동안 열림터를 거쳐간 사람은 모두 20명이다. 이 중에는 10세 이하가 3명, 10-15세가 8명으로 대부분이 15세 이하의 나이이다. 또한 친아버지에 의한 성폭력 피해자가 14명으로 가해자와 격리되어야만 피해를 방지 할 수 있는 상황이다.
현재 열림터에는 경험이 많은 상담원 7명으로 이루어진 운영위원들이 주 2회 개별상담을 하며 피해 후유증 극복을 돕고 있다. 그밖에도 서로의 경험을 드러냄으로써 고립감, 이질감, 자기비하감 등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집단상담, 의료상담, 비디오관람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다. 내담자들은 보통 15일 정도 열림터에 머무르며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친척집이나 보호시설을 찾아 새생활을 시작한다.
최영애 소장은 “열림터를 운영하며 두려움과 공포에 질려 있던 어린 피해자가 웃음을 되찾고 어리광도 부리면서 닫혔던 마음을 열 때가 제일 감격스러웠다”며 지난 1년을 실험 단계라고 말했다.
한돌을 지난 열림터는 앞으로 더 바빠진다. 전문적인 상담방법과 기술개발과 상담전문가, 정신과의사, 여성학자 등 전문가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또 피해자들이 서로를 사랑하고 아끼는 인간성 회복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체계적이고 전문화된 프로그램의 운영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