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수 7명, 5일간 단식농성 끝에 약속 받아내
성동구치소의 재소자 처우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5일부터 성동구치소의 여사에 수감중인 정치범 한미선(34)씨등 7명은 재소자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9일까지 5일간 단식농성을 벌였다. 이들은 "구치소측이 제공하는 음식이 상했거나 악취가 나 먹을 수 없고, 추운 겨울에도 담요조차 깔지 못하도록 하고 있으며, 난방이 전혀 안되는 상황인데도 유담포(따스한 물을 넣어 온기를 느낄 수 있도록 만든 기구)에 따스한 물을 조금 밖에 주지 않아 더욱 힘들다"면서 개선을 촉구했다. 또한, "구치소측이 충분히 관복을 준비하지 않은 상태에서 솜옷을 다 벗겨 갔고, 사이즈도 다양하지 않아 불편하고, 따뜻하지도 않다"며 동절기가 끝나는 오는 4월까지 솜옷을 그대로 입게 해 줄 것을 요구했다.
성동구치소측은 이에 대해 지난 6일 농성자들과 만나 관복 이외의 다른 사항들에 대해서는 개선할 것을 약속했다.
한편, 범민련 사건으로 구속중인 전창일(75)씨의 부인 임인영(62)씨도 9일 불교인권위원회 사무실에서 '성동구치소의 인권유린'이란 제목의 글을 발표, 성동구치소의 재소자 처우문제를 비난하고 나섰다. 임씨는 "전씨가 2백20까지 혈압이 오르는 고혈압 환자이고, 허리 디스크 병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신관보다 난방이 안되는 구관에 수용하고 있다. 심지어 전씨가 의무과에서는 20일동안 아프다고 호소했는데도 꾀병이라며 치료도 안해 주었다. 어느 환자의 경우 계속 고통을 호소했음에도 치료를 해주지 않다가 검진 결과 간암 판정이 나와서야 병원에 입원시켰다"며 성동구치소측의 무성의한 재소자 처우를 비난했다.
또한, 임씨는 전씨와 출소자들에게서 들은 이야기라며 △썩은 냄새가 나는 생선을 주고 △썩은 감자를 벗기지도 않은 채 된장국에 넣어 끓여주며 △날미역은 씻지도 않은 채 그대로 썰어주고 △시금치도 씻거나 다듬치 않고 그대로 삶아 흙이 씹히고 △익지 않은 밥을 줄 때도 많았다고 주장했다.
이런 사실은 지난해 8월 구속되었다가 11월29일 보석으로 풀려난 박영생(29, 전국노점상연합회 간사)씨에 의해서도 확인되었다. 박씨는 "성동구치소는 유난히 재소자 처우가 열악한 것 같다"며 △교도관들이 일상적으로 반말을 쓰며 △징계위원회를 열지 않고 징벌을 가하고 △감방 면적에 비해 과다한 인원을 수용하며 △시승과 시갑을 남용하는 문제 등을 지적했다.
이런 항의가 계속되자 성동구치소측은 11일 임 씨등을 만나 재소자 처우문제 등에 대한 지난 6일의 여자 수감자들과 한 처우개선 약속을 설명하고, 그외의 개선사항에 대해 의견을 듣기로 해 그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