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교도소가 질병을 앓고 있는 재소자의 수술을 장기간 방치하고 청원을 방해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구교도소에 수감중인 최경식(51세) 씨는 지난해 6월경 어깨를 심하게 다쳐(우측견관절부동통) 수술이 필요한 상태지만 교도소 측에서는 계호인원 부족 등을 이유로 수술을 미루고 있다. 더구나 최 씨는 당뇨병과 심장병을 앓고 있는 데다 독방에 수감돼 있어 가족과 본인의 고통과 걱정은 크다. 가족들에 의하면 최 씨는 조속한 수술을 요청하기 위해 소장과 의무과장 면담을 신청했지만 모두 거절됐고, 법무부에 내려던 청원마저 불허됐다.
최 씨의 친척인 김정애(평택거주) 씨는 "외부병원에서 자비로 치료를 받았고, 6개월 전부터 자비로 수술하겠다고 했으나 소측에서 외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교도소장 면회신청이 거절되자 지난 달 설 연휴 즈음 법무부와 청와대 홈페이지를 통해 최씨 사례를 호소했다. 그러나 이 글은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가 되지 않고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켰다. 최 씨는 친척 김 씨에게 지난 8일 보낸 편지에 "교도관이 홈페이지에 항의했다고 '이제는 병원에서 약을 타다 줄 수 없다'고 한다"고 밝히고 "가족들이 직접 병원에서 약을 타다 택배로 보내주어야 한다"고 적었다. 최 씨는 "치료를 요구하자 오히려 징벌을 주기도 했으며 의무과장으로부터 와허 허가증(누워있을 수 있는 허가)을 받았으나 모포를 비롯한 이불조차 깔지 못하게 했다"고 호소했다.
"수술" 요청에 이 핑계 저 핑계
반면, 대구교도소 의무과장은 "최 씨의 상태가 대학병원에서 수술을 요할 정도로 긴급한 것은 아니며 독방수용은 팔근육을 완화시키는 운동을 하기 위한 배려"이며 "심장병이나 당뇨병이 완화되면 그 때 수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가족들은 "어깨를 다쳐 염증이 생긴 사람에게 운동이라니 말이 되냐"며 "매일 2-3회씩 진통제를 맞으면서 고통을 참고 있는데 교도소가 해도 너무 한다"고 울분을 토했다.
장기간 최 씨를 진료해 온 대구 송현동 가야기독병원 담당의사인 하영욱 씨는 "수술이 긴급하진 않지만 환자의 고통을 경감시키기 위해서 필요하다"며 "당뇨와 심장병이 있는 데다 어깨수술은 정교함을 요구하기 때문에 전문의가 있는 대학병원에서 수술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운동의 필요성을 확신할 수 없으며, 현 상태에서 당뇨나 심장병의 상태가 좋아질 수는 없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이에 대해 "교도소 의무과의 판단에 맞춰 수술일정을 잡도록 조치했다"고 답변했다.
한편 청원방해 사실에 대해 대구교도소 보안과장은 "재소자가 원한다고 청원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는 억지를 부렸다. 그러나, 청원수용 여부는 교도소가 아닌 법무부에서 판단할 사안이다. 행형법 제6조는 '재소자가 처우에 이의가 있을 경우 청원서를 작성해 봉한 채로 소장에게 제출하고, 소장은 이를 개봉하거나 발송을 저지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구교도소의 불법적인 청원방해는 지난해 10월 대구교도소를 출소한 이경재 씨, 장아무개, 유아무개 씨등에 의해서도 제기된 바 있다. 당시 유 씨는 교도소측이 행형법 관련 책자를 못 보게 하고 서신을 제한하자, 법무부에 청원을 내려 했지만, 담당직원에 의해 불허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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