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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제3자개입 허용 등 언급 없었다”

금속연맹 노사간담회, 사업장 대표 불참


24일 김영삼 대통령이 2백여명의 노동관계자들을 초청, 노동개혁보고대회를 개최한 같은 날 산별노조의 최대 조직인 금속연맹(위원장 단병호) 주최로 ‘금속연맹 115개 사업장 기업주 초청, 96년 임·단협 노사 간담회’가 중소기업회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하지만 이날 간담회에는 사업주의 참여 저조로 열리지 못하고 임·단투 승리 결의대회만이 진행됐다.

이날 대우중공업노조위원장 백순환 씨는 “87년 노동자 대투쟁 이후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삶을 유지하고자 노력했으나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노·사의 관계는 적대적이다”고 말했다.

그는 “단위사업장의 소모적 투쟁을 지양하고, 보다 발전적인 노·사관계를 만들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며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권영길(민주노총 위원장)씨는 “애초 민주노총은 김대통령의 보고대회 초청을 거부할 예정이었으나 대외적으로 ‘대화를 거부하는 집단’이라는 오해를 살 것 같아 참가했다”며 “이러한 중요한 간담회에 사업주들이 오지 않는 것을 보면 누가 대화를 거부하는 집단인지 확연히 드러났다”고 사업주들을 비난했다.

금속연맹은 결의대회에서 △주40시간 노동 실시 △유해위험작업 중지권 보장과 산재직업병 추방 △임금인상으로 생활임금 보장 △조세제도 개혁 등 4대 공동요구를 발표했다. 또한 지난 8일부터 18일까지 실시한 유해위험작업중지 스티카 붙인 결과, 현대중공업 등 11개 사업장에서 모두 1천여건의 위험시설을 발견했으며 그중 96건을 노동부 위험신고센타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한편, 금속연맹은 지난 15일 진념 노동부장관과 이동연 경총회장 그리고 금속연맹 소속 1백15개 사업장 대표에게 간담회 초청장을 보냈다. 그러나 이날 간담회에는 대부분의 노조위원장이 참가한 것에 비해 회사측에서는 (주)창선의 윤경모 전무이사 등 4명만이 참석했으며, 이들 참가자 모두 사업주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청와대의 노동 개혁보고대회에 참석한 양경구(전문노련 위원장)씨는 “언론에서는 김대통령이 복수노조와 제3자개입을 허용한 듯 발표했지는 모르지만, 그런 언급은 없었다”며 “다만 OECD가입을 앞두고 있고 민주노총의 역량이 강화되는 등 외적조건이 노동계측의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양씨는 “떠밀려서 하는 이러한 당연한 조치들이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각색되어서는 곤란하다”고 우려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