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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법·의식 개혁, 노사개혁의 전제

민주노총, 노사관계 개혁 정책세미나


민주노총은 17일 오전 10시 숭실대 사회봉사관에서 ‘노동법개정과 노사관계 개혁방향’이라는 주제로 정책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세미나는 김금수 위원(한겨레 신문 논설위원)등 노사관계개혁위 위원과 대학교수, 각 노조연맹위원장 등이 토론자로 나선 가운데 세 가지 주제로 나뉘어 진행됐다.


경영자 인식전환 필요

‘노사관계 개혁방향’이라는 주제의 첫번째 세미나는 의식전환을 강조하는 시각과 법.제도의 개혁을 주장하는 시각이 대조를 이루었다.

배무기(노사개혁위 상임위원, 서울대 경제학과)교수는 “노사관계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이 요청된다”며, “대립에서 협력관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배교수는 “기존의 노사대립관계는 분배국면이 클로즈업되었기 때문에 나타난 것”이라며 “생산과정에서는 노사협력이 쌍방에게 이득이 되므로, 일상적 생산국면에서는 협력관계를 만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노사관계가 협력관계로 전환하기 위해선, 경영자들이 권위적.가부장적 노사관을 버리고 인간본위 경영이라는 새로운 인식으로 노사관계를 바라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개혁보다 정상화 우선

이날 세미나에서는 현단계가 노사관계개혁보다 노사관계의 정상화가 필요한 시기라는 주장이 제기돼 주목을 끌었다.

지정토론자로 나선 임영일(경남대 사회학과)교수는 “그동안 한국 노사관계의 문제는 규범과 인식이라는 추상적 수준에서 논의돼 왔지만, 지금 필요한 것은 구체적 법.제도의 수준에서 진행되는 논의”라고 말했다. 그리고, 임교수는 “복수노조의 인정이나 공무원 노동권의 보장 등은 노사관계의 개혁과제가 아니라 노사관계의 정상화 과제일 뿐”이라며, “노동자들의 보편적 권리를 부정하는 법과 제도부터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노사협력 논의와 관련해 임교수는 “노사타협은 분산화된 기업수준에서 논의될 것이 아니라 사회적 수준에서 논의되어야 하며, 이는 노.사.정 사이의 포괄적 사회협약에 의해서만 가능하다”고 전제하고, “한국현실에서 노동부문이나 자본부문 어디도 자기부문의 통일된 입장을 내올 수 없는 수준이기 때문에 포괄적 사회협약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바라봤다.


해고자가 복귀가 전제

‘신노사관계 구상’과 노사협력론과 관련, 김형기(경북대 경제학과)교수는 노사협력의 전제로서 노동의 민주화가 필요함을 주장했다. 김교수는 “김대통령의 ‘신노사관계 구상’을 제도화하기 위해선 ‘공정성없이 효율성 없고, 노동의 인간화와 민주화 없이 노사협력이 될 수 없으며, 참여없는 창의없다’는 명제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도출되어야 한다”며 △악법개폐와 해고 및 구속노동자 복귀 △기업경쟁력 유지의 명분으로 추진되는 파견근로제나 정리해고 완화조치의 철회 △기업별노조체제에서 강력한 산업별 노조체제로의 변경이 노사협력의 전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