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의 낙후된 인권의식을 높이고, 영화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한다는 취지로 마련된 제1회 인권영화제가 많은 사람들의 아쉬움 속에 내년 제2회 인권영화제를 기약하며 막을 내렸다.
‘영화 속의 인권, 인권 속의 영화’라는 부제를 달고 지난 2-8일까지 일주일간 이화여대 법정대, 가정대 강당 등에서 32편의 영화가 상영되었으며, 총 1만5여 명의 관객이 관람한 것으로 집계됐다.
총 1만5천여명 관람
비가 오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폐막제는 오후 7시30분부터 10시30분까지 이화여대 법정대 강당을 1천여명의 관객이 가득 메운 채 펼쳐졌다. 인권영화제 기간중 영화를 가장 많이 본 관객은 21편을 본 남성장애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무대에 오른 그는 “영화 전편에 흐르는 문제의식이 인본주의임을 알 수 있었다. 나 또한 장애인이기도 하지만, 소수자의 권리에 대해 공감할 수 있었다. 이후 작은 힘이나마 인권문제에 관심을 갖고 노력하겠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어 사회자와 관객들과의 적극적이고 열띤 대화의 시간으로 진행되었다.
다음으로는 영화 전편의 하이라이트가 여성․양심수, 장기수․노동 등의 주제별로 나눠 상영되었으며, 지은희(여연 상임대표) 씨, 정신대 할머니, 장기수 분들이 나와 인권현실을 설명해 주었다. 이밖에도 노래를 찾는 사람들, 지하철노래패 소리물결, 정태춘 씨 등과 함께 흥겨운 노래공연이 있었다.
인권현실에 관심갖게 해
한편, 제1회 인권영화제 조직위원회가 ‘사전검열 거부’를 전면에 내걸고 나섬으로써 영화제는 살얼음판을 걷는 속에 진행되었다. 사전검열을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일반 영화상영관은 섭외조차 할 수 없었고, 한총련 사태 이후 대학의 보수화는 또하나의 커다란 벽으로 등장했던 것이다. 영화제 사무국 류은숙(인권운동사랑방 인권교육실장) 씨는 “가장 큰 어려움은 장소문제였다. 바로 전날도 과연 영화상영이 가능할까는 두려움을 가져야 했고, 그러한 두려움은 행사중에도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상영전날까지 전전긍긍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영화관을 찾아온 많은 사람들은 “영화의 뛰어난 수준과 많은 부류의 관객, 이러한 영화제를 준비한 모든 분께 감동했다” “인권영화가 딱딱하고 지루하리란 선입관이 많이 없어졌다”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며, 이후에도 이 행사가 계속되길 희망했다. 또한 영화제는 인권의식 향상이라는 점외에도 평소 건전한 문화매체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목말라왔는가 하는 점을 일깨워주기도 했다.
이제 인권영화제 상영작품은 오는 22일 구미를 시작으로 12월말까지 16개 도시 순회 상영에 들어간다.
인권하루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