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천주교인권위원회(위원장 김형태 변호사)는 지난 9일 말레이시아 정부가 자국에서 열리던 동티모르 국제회의를 무산시키고 국제 인권운동가들을 추방시킨 사건과 관련해 말레이시아 정부에 항의성명을 보냈다.
천주교인권위는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은 동티모르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각국의 인권운동가에 대한 중대한 도발행위”이며 “인도네시아의 동티모르 강점에 반대하는 유엔의 방침에도 크게 벗어나는 행위로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고 비난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경찰은 지난 9일 콸라룸푸에서 열리고 있던 제2차 「동티모르 문제해결을 위한 아태협회(APCET) 회의」에 참석한 외국인 대표단 46명을 비롯해 대회참가자 1백여 명을 연행하고, 11일 전원을 국외로 추방시켜 대회를 무산시켰다. 8일부터 12일까지의 일정으로 열리던 이 국제회의는 91년 산타크루즈 대학살을 회고하기 위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각국에서 ‘동티모르 문제의 올바른 해결’을 위해 열린 국제회의였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말레이지아 행동전선’ 소속이라고 자칭한 청년들이 회의장에 난입한 뒤 곧이어 전투경찰이 들어와 연행했다고 한다. 이날 연행자 중에는 일본천주교회 소마노부로 주교(일본정의평화협의회 전의장)와 호주 힐튼 딕킨 주교, 외국인 기자, 한국인 지은경(민가협) 씨가 포함됐다.
한편, 오늘 저녁 7시 시청앞 성공회대성당에서는 ‘동티모르’(East Timor)를 지원하기 위한 「동티모르연대모임」(동연모)이 창립식을 갖는다.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조세 라모스 오르타(동티모르 독립혁명운동 대변인) 씨는 11일 창립축하 메시지를 동연모 측에 보내왔다. 동연모는 동티모르에 관심과 애정을 가진 일반인들의 모임으로 타민족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부족한 우리 사회에 신선함을 던져주고 있다.
동연모 회원들은 모임발족을 위해 지난 7월부터 준비를 해왔으며 인도네시아 군인들의 만행으로 2백50여명이 숨진 ‘산타쿠르즈대학살’ 기념일에 맞춰 창립하게 되었다.
동연모는 창립취지문에서 “동티모르를 통해 보편적인 인권과 도덕적 정의 기준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동티모르 민중이 평화를 찾을 때까지 양심적인 시민들의 뜻과 힘을 모을 것”이라고 밝혔다. 동연모는 앞으로 국내에 동티모르 인권상황을 알리고 해외 동티모르 모임과의 연대활동 등을 펼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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