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성폭력 대책마련 토론회
한국성폭력상담소(소장 최영애)는 세계성폭력추방주간을 맞아 ‘청소년을 살리는 성문화 만들기 1’ 세미나를 3일 오후2시 혜화동 우당기념관에서 가졌다.
청소년 성문화를 통해 성폭력 실태와 대책을 찾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는 지난9월 서울시내 1천4백89명(남 700명, 여 789명)의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되었다. 성폭력 피해여부에 대해 전체응답자 1천2백94명 중 11.36%인 1백47명이 피해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유형별로 보면 강간이 21건으로 3.92%, 성추행이 5백15건으로 96.08%였다. 또한직접 성폭력 가해경험이 있는가에 대한 물음에 전체응답자 1천2백93명 중 45명인 3.48%가 가해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김지혜(상담소 조사연구부 2실장)씨는 “청소년 성문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크게 성교육의 부재와 대중매체나 음란물의 영향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래문화나 청소년들의 성문화등이 성폭력에 많은 영향력을 끼치기는 하지만 또래문화가 근본적 요소라고 볼 수 없다는 설명이다.
또한 청소년 성폭력 경험과 개인적 배경에 대해서도 설문조사를 벌였는데, 이를 통해 성폭력문제의 원인이 가정환경, 음주, 흡연등 가정적․개인적 요인보다는 성문화가 강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폭력상담소의 ‘상담통계로 본 청소년 성폭력 실태’를 보면, 위의 설문결과와는 달리 청소년 성폭력 상담중 강간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95년 한해동안 전체상담 1천21건중 청소년 성폭력 상담은 2백32건으로 22.7%를 차지했고, 이중 강간은 1백65건으로 71.1%나 되었다. 가해자의 연령을 보면 자기보다 나이어린 피해자를 가해하는 경우가 66%(남성가해자 91.1%)로 나타나, 성폭력이 권력관계에서 행해지는 폭력임을 확인시켜 주었다.
이에 건강한 청소년 성문화를 위한 대책으로 지은희(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씨는 △퇴폐적 성과 폭력적 성의 온상인 매매음의 방지와 유흥퇴폐업소의 규제 △대중매체 내용에 대한 정책결정과정에의 참여와 대중매체 바로잡기 운동 △학교 성교육의 정상화를 꼽았다. 학교 성교육의 정상화 방안으로 교육부 산하에 성교육 전담부서 설치, 성교육의 정식교과목 지정, 부모에 대한 성교육 실시 등을 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