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총련 비주류로서 이른바 PD(민중민주) 계열로 분류되는 고려대 총학생회(총학생회장 지현찬)가 최근 언론의 ‘한총련’ 관련 보도를 비판하고 나섰다.
고대 총학생회는 23일 조선일보 등 중앙일간지와 방송3사의 ‘한총련’ 관련보도 내용을 분석하면서, “한총련 죽이기와 학생운동 말살에 혈안이 된 보수언론이 왜곡․편파․선정보도를 일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11일자 조선일보 사설(「한총련 전체가 이적」)은 “지금까지 한총련을 그대로 놓아둔 이유는…정부가 너무 우유부단한 탓이었을 수도 있다.” “한총련 자체가 밖으로는 부정부패 척결이니 민족화해니…하는 그럴듯한 ‘위장구호’를 내세우는 바람에 일반국민이 그들의 진짜 저의를 알지 못한 점도 분명히 있다.” “친북단체로 전락한 한총련을 발본색원하는데 함께 나서야 하겠다”는 등의 주장을 전개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고대 총학생회는 “많은 국민들이 학생운동에 대해 우려를 하고 있으며, 학생운동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지만, 학생운동이 지금까지 펼쳐온 투쟁을 모두 한순간에 부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또한 9일자 「상해치사라니?」라는 제하의 조선일보 사설과 관련해서, 고대 총학생회는 “학생운
동을 백인테러집단에 비유하고 살인죄 적용 운운하는 것에서 선동과 선전성이 극에 달했음을 느낀다”며 “한총련 관련 기사에서 예외 없이 군사용어나 자극적인 용어들을 사용하고 있으나, 여전히 한총련 출범식 전반에 관한 기사는 없고 ‘왜’라는 물음이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한양대학보「한대신문」, 조선대학보 「조대신문」, 서총련신문 「승리」등도 “언론은 단 한 줄도 한총련이 주장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며 “잘못이 있으면 고쳐야 하나, 마녀사냥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고대 총학생회가 소개한 안영배(기자협회보 편집부장) 씨의 지적도 맥을 같이 한다. 안 씨는 “한총련 사태보도는 한국언론사에 ‘공안보도’의 전형을 보여준 오점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이번 보도는 언론개혁이 얼마나 시급한가를 단적으로 드러낸 사례”라고 언급한 것으로 전한다.
고대 총학생회는 “보수언론의 시도가 마침내 성공하는 듯하다”며 “보수언론의 궁극적 의도가 대선을 바라보고 독자적인 정치세력화에 나서려고 하는 이때 전체 진보운동 진영의 행보에 타격을 주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떨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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