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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인터뷰> 동티모르 여성독립운동가 알메이다

“동티모르 여성, 한국인 위안부와 흡사”


지난 17일부터 22일까지 「한국여성단체연합」 주최 21세기 여성평화 심포지움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동티모르 여성독립운동가 이네스 알메이다(35) 씨와 인터뷰를 가졌다.

이네스 씨가 말한 동티모르 여성들의 삶은 위안부 등 일제 하에서 겪었던 우리 여성들과 매우 흡사했다.


- 동티모르에 일제시대와 같은 위안부 시설이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사실인가?

= 80년대까지는 군인을 위한 위안소가 설치되어 있었다. 많은 동티모르 여성이 강제로 이곳에서 윤락행위를 했다. 이 사실이 알려진 후 벨로 주교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싸워서 지금은 폐쇄되었다. 하지만 지금도 몇몇 지역에는 윤락가가 형성되어 있는데 주로 인니 군인이 이용한다. 인도네시아 군인들의 강간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이다. 동티모르 곳곳에는 군인초소가 있는데, 군인들은 논두렁 등에서 내키는 대로 여성을 강간한다. 하지만 여성들은 이런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못한다. 동티모르인들은 강간을 굉장히 수치스럽게 생각하기 때문에 여성은 이중고통을 당한다. 얼마전 유엔 특사가 방문했지만 아무런 조사도 하지 않았다. 유엔 등이 나서서 여성들의 상황을 조사해야 한다.


- 인도네시아(인니) 정부가 동티모르 여성들에게 불임주사를 시술하고 있다는데

= 사실이다. 인니 정부는 아무런 교육과 정보 없이 여성들의 동의도 받지 않은 채 강제로 시술하고 있다. 그래서 동티모르 여성들은 아파도 병원에 가지 않는다. 병원에는 인니 의사가 있고 그는 불임주사를 시술하기 때문이다. 인니 정부는 기혼 여성들 외에도 어린 소녀들에게도 이 주사를 맞도록 하고 있다. 약 80%의 동티모르 여성들이 강제로 가족계획 시술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 지난 2월 유엔 동티모르 특사 잠스히드 K.A. 말커 씨의 방문과 5월에 열린 인도네시아 총선거 때 동티모르에 크고 작은 시위가 벌어진 것으로 안다. 이런 것들이 동티모르 상황에 많은 변화를 주었을 것 같은데

= 알려진 것처럼 유엔 특사가 방문했을 때 동티모르 수도 딜리에서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다. 물론 이것은 평화적인 비폭력시위였다. 하지만 인니 군인들은 48명이나 연행했고 많은 사람이 다쳤다. 선거 이후부터 인니 군인들의 감시가 더 심해졌다. 현재는 저녁 6시 이후에 돌아다니는 사람은 모두 연행하는 통금제를 실시하고 있다.


- 한국 방문소감과 민간단체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 많은 인권단체를 만나지 못해 아쉽다. 바라는 것은 무엇보다 동티모르상황에 대한 홍보다. 사람들이 동티모르 상황을 알 수 있는 강연 등이 열렸으면 좋겠다. 동티모르 독립운동의 핵심인 자나나 구스마오 석방운동도 필요하다. 현재 그는 종신형을 받고 감옥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