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역 직장인 통일단체인 ‘희망아리’(회장 안대성)에 비상이 걸렸다.
경기도경 대공분실에서 8월초부터 이 단체 사무실 부근에서 감시를 벌이더니 드디어는 회원들의 직장까지 찾아가 사장을 만나는 등 협박을 가했고 결국 한 회원이 회사에서 해고를 당하기에 이른 것이다.
지난 20일 박혜경(24․건설회사 근무, 희망아리 회원) 씨는 퇴근시간 무렵 회사앞으로 찾아온 경기도경 대공분실 소속 형사 3명으로부터 학교후배 동향과 수배중인 학교선배에 대해 질문을 받았다. 처음에는 별다른 생각없이 이에 응했는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형사들의 질문은 학교에서 ‘희망아리’로 옮겨갔다. 결국 “얼마전 매탄아파트에 간 것은 불법유인물(범민족대회 관련)을 뿌리러 간 것 아니냐”며 추궁하기 시작했다. 이에 박 씨는 “남편과 함께 매탄아파트에 사는 후배를 만나러간 것일 뿐”이라며 부인했다. 같은 날 그녀의 남편 이창주(26․일용직 노동자) 씨에게도 역시 형사들이 찾아갔다.
“불법유인물 배포한 적 없다”
그뒤 몇차례 박 씨의 회사로 형사들이 찾아왔으며, 23일에는 이신의(경기도경 대공분실 소속) 형사가 방문해 박 씨는 만나지도 않고 사장실로 들어가 30-40여 분간 면담을 가졌는데, ‘증거를 잡고 있는데 박 씨가 오리발을 내민다’는 식으로 얘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진다. 그리고 27일 회사측은 박 씨에게 “회사를 그만 둘 것”을 요구했다. 또한 이들은 박 씨등이 졸업한 학교에 찾아가 학적부를 떼고 후배들을 만나 “박 씨는 빨갱이다”는 말까지 서슴지 않았다. 또 박 씨들에게 “끝까지 부인하면 사생활은 물론, 취직도 못하게 할 거다. 또 남편 집에 전화를 걸어 당신네 며느리될(두 사람은 아직 결혼식은 안올린 상태임) 사람이 빨갱이다고 말하겠다”며 온갖 협박을 다한 것으로 밝혀졌다.
희망아리 회원 근황 파악
이밖에도 희망아리 회원 강숙경(23․회사원) 씨가 미행을 당했으며, 형사들은 희망아리 회원들의 주소록은 물론 최근 동향까지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잠복근무를 하면서 희망아리를 찾아온 외부 사람들까지도 미행을 벌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대성 씨는 “안산 민주청년회를 포함해 희망아리등을 한데 엮을려다 회원들이 완강하게 부인하니까, 일단 안산을 먼저 친 것 같다”며 지역단체들에 대한 공안몰이를 우려했다.
희망아리는 96년 8월 15일 창립한 수원지역 민주청년단체로, 회원은 30여 명에 이른다. 지난 1년간 북녘동포돕기, 통일운동, 수원통일한마당 참가, 체육대회 등을 지역 단체들과 함께 벌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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