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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하혈 불구 구치소에서 겨울나기

재소자 수감시설 개선 절실


지병을 앓고 있는 한총련 소속 여대생이 교도소에서 겨울을 나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한총련 출범식 참가와 관련, 지난 6월 4일 기차교통방해 및 집시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돼 1심에서 징역 2년6월을 선고받은 전행란(목포대 4년) 씨는 성동구치소에서 복역중이던 지난 9월 심한 하혈증상으로 인해 구속집행정지 처분을 받았다. 광진구 자양동 혜민병원 551호실에 입원치료중인 전 씨는 자궁내막증식증이라는 진단과 함께 6개월간의 약물치료가 필요하다는 처방을 받았다. 그러나 전 씨는 7일자로 구속집행정지 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다시 성동구치소에 수감되어야 하는 상황이다. 전 씨는 “지난주 변호인을 통해 병보석을 신청했지만, 석방될 확률은 1%도 안된다고 들었다”며 다시 구치소로 돌아가야 하는 처지를 안타까워했다.

한편, 전 씨가 입원한 병실에는 남자 형사 2명이 내내 전 씨를 감시하며 동숙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전 씨의 병실은 한두 평 남짓한 독방이며, 동부경찰서 소속 남자 형사 2명이 침대 옆 의자에서 하루종일 생활을 같이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 씨는 “남자 둘과 한 방에서 생활하는 것과 특히 잠자리에 드는 것이 여간 불편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 씨의 병실에서 상주한 형사들도 “우리 역시 불편하긴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전 씨는 “약물치료를 받고는 있지만 아직도 하혈이 계속되고 있다”며 “난방시설이 없는 교도소에서 겨울을 나야하는 것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전 씨의 모습은 구속만 되면 환자복으로 갈아입고 병실에서 편안히 수감생활을 즐기는 정치인․재벌총수들과는 사뭇 대조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