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사건 50주년을 앞두고 진실규명과 피해자 배상을 요구하는 각종 행사가 제주도와 전국에서 계획되고 있다. 명칭조차도 폭동 또는 항쟁 등 상이하게 불려지고 있어 이에 대한 논의도 벌어지게 된다.
4·3사건은 지난 87년 6월항쟁 이후 당시 송영란(제주대 85학번) 씨 등 3명이 4·3의 진실규명을 외치는 대자보를 붙이다가 연행된 과정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진실규명 노력이 본격화되었다. 하지만, 그동안 도민들간의 갈등이 현존하는 상황에서 사건의 성격문제를 비롯해 진상규명작업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아 이에 대한 실체적 접근이 쉽지 않았다.
이와 관련, 제주 4.3연구소(소장 강창일)의 김창후 운영위원장은 "4월말까지 정부가 국회내 진상규명위원회를 설치하고 특별법 제정약속을 하는 한편 대통령도 대선기간에 4.3의 해결을 공약사항으로 제시한 바 있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제주도의회도 4.3피해조사 보고서를 발간하고 94년에 의회내 4.3특별위원회를 설치하여 1만5천여명의 피해자 신고접수를 마치는 등 도내 4.3사건의 진실규명 요구가 끊임없이 확산되어 가고 있다.
올해 행사 중 대표적인 것으로는 제주지역에서 94년부터 진행된 합동위령제와 '제50주년 제주 4.3 문화, 학술사업 추진위원회(공동대표 강남규)'가 펼치는 학술문화사업을 꼽을 수 있다. 특히 당시 억울하게 죽어간 수많은 영혼들의 넋을 기리는 제주도 전통굿인 '해원상생굿'이 4월 1일 오후 6시부터 12시간동안 한라체육관에서 열리는 것을 비롯해 4월 5일 오후 6시에는 제주 카톨릭회관에서 4.3사건의 체험자들과 미국무성의 증언채록 내용을 영상화해 최초로 '4.3 다큐멘터리'가 상영될 예정이다.
서울에서는 '4.3 50주년 기념사업추진 범국민위원회(공동대표 김찬국등)'가 제주 4.3의 진실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활동을 전국화하는데 주력하고 있으며 동아시아 평화·인권 한국위원회(대표 강만길)도 8월 중순경부터 96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호세 라모스 호르타 등 3백여명의 국내외 저명 인사가 참여한 가운데 동아시아 평화를 위한 국제 심포지움을 개최하기로 했다.
인권하루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