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인권위 대표 "정부 간섭" 비판
55차 유엔인권위원회는 4월 21일과 22일, 의제18 '인권기구의 효과적 운영에 관한 주제'를 놓고 국가인권위원회와 유엔의 인권기구를 강화하는 문제에 대해 집중적인 논의를 했다.
이날 10여 개 정부 대표들은 주로 자국의 업적을 홍보하기에 급급한 반면, 현재 운영되고 있는 23개 국가의 국가인권위원회 대표들은 그 동안 운영과정 속에서의 어려움과 장애물 등에 대한 진지한 논의를 가졌다. 특히 가장 모범적인 국가인권위원회로 평가되고 있는 호주의 국가인권위원회 대표는 호주 정부의 간섭과 통제를 비판해 특별한 주목을 받았다.
민간단체의 경우 18개 단체가 발언에 나섰으며, 그 가운데 홍콩의 아시아법률자료센터, 팍스 로마나, 그리고 국제교육개발재단 등 세 단체가 현재 설립논의 중에 있는 한국의 국가인권위원회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팍스 로마나는 "말레이시아, 몽골리아, 한국, 태국 등 몇몇 아시아 국가들이 국가인권기구를 설립하려는 노력을 지지하고 환영한다"면서도 "국가인권기구 설립과정에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인권기구 설립에 있어 사회적 합의과정과 투명성이 중요하며, 인권기구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사회적 이해가 없으면 그 역할을 다해낼 수 없다"는 메리 로빈슨 유엔인권고등판무관의 말을 귀담아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팍스 로마나는 한국의 인권법안과 관련, "매우 만족스럽지 못하다"며 "한국의 인권법이 민간단체와의 적절한 합의없이 국회에 제출되었고, 독립성과 실효성을 결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국정부가 인권법안을 철회하고 인권단체들과 합의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유엔인권위원회에 참석중인 한나라당 이신범 의원은 '국제교육개발기금'이라는 민간단체 명의로 발표에 나서 정부의 인권법안을 강력히 비난했다. 이 의원은 △법무부의 산하기관화 우려 △관할범위의 협소함 △민간단체와의 협의 부족 등을 지적하며 "정부가 법안을 철회하고 충분한 국민적 토론을 거쳐 새로운 법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