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서 여성과 장애인이 대표적 차별의 피해자라면 여성장애인은 이중의 차별을 받는 대상이 된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26일 카톨릭대 사회복지대학원에서 '여성장애인 평등 생활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정책대안 마련 공청회'를 열었다.
이 공청회는 재가 여성장애인 719명을 대상으로 한 장애인 전국 실태 조사(97년)와 여성장애인 12명의 심층 면접 결과(98년) 등 장기간의 연구에 기초하여 여성장애인이 겪고 있는 차별 실태를 다각적으로 분석하였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대표적인 차별유형은 가족을 포함한 주위 사람들의 편견이다. 조사과정에서 한 소녀장애인은 '장애인을 벌레 보듯 하는 것'이 너무나 견디기 힘들다고 호소했다.
이러한 편견은 관계에 대한 두려움과 주위 사람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 결국 사회 적응 및 통합에 큰 걸림돌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우리 사회에는 능력 및 역할을 보지 않고 '여성은 어떠해야 한다'고 하는 성에 대한 고정관념이 있다. 특히 '미'에 대한 가치기준은 여성장애인에게 높은 벽으로 작용해 '고객에게 호감을 주지 못할 것 같아서 여성 장애인을 고용할 수 없다'는 등의 왜곡된 의식을 낳고 있다.
결국 여성장애인은 장애에 대한 편견과 여성에 대한 차별을 동시에 받게 된다. 그러나 기존의 장애인 지원 정책이나 서비스는 여성장애인의 이중적 차별의 문제를 배려하고 있지 못하다.
특히 여성장애인의 육아와 가사노동, 자녀양육 문제, 임신과 출산에 대한 지원, 여성장애인의 특수성을 반영한 직종개발과 훈련 프로그램에 대한 연구는 거의 없으며 이를 지원하는 서비스나 정책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무엇보다도 여성장애인 차별 실태에 대한 관심의 확대, 장애인.여성 정책 등과 일관성있게 추진되는 여성장애인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기존 장애인 복지 관련법을 바탕으로 한 정책과 서비스에 여성 장애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효과적이고 책임성 있는 서비스전달 체계를 구축해야한다는 필요성도 제기됐다.
- 1378호
- 1999-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