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찬(29) 씨가 3일째 행방불명된 가운데 김 씨가 지난 7월 국가정보원(원장 천용택) 직원들에 의해 한차례 불법연행돼 강제구금을 당한 바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관련기사 본지 10월 6일자>.
김 씨의 약혼녀 차선희(29) 씨에 따르면, 지난 7월 19일 오전 회사에 출근하던 김 씨는 회사 옆 건물 화장실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국정원 직원들에 의해 영장도 없이 연행됐다. 서초동 안가로 끌려간 김 씨는 3박4일 동안 강제구금된 상태에서 3년전 사건에 대한 재조사를 받았다. 하지만 아무런혐의점도 밝혀지지 않자 국정원 직원들은 7월 22일 김 씨를 서울 강남지역에 내려주고 사라졌다. 당시 국정원 직원들은 김 씨를 풀어주면서 ‘여기서 있었던 일을 외부에 알리지 말라’고 협박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김 씨는 부모님의 걱정을 염려해 국정원 연행 사실을 약혼녀에게만 알리고 일절 비밀로 해왔다. 그러나 이번에 김 씨의 행방이 묘연해짐에 따라 약혼녀 차 씨가 김 씨의 부모에게 이 사실을 털어놓게 된 것이다. 이러한 약혼녀의 주장과 관련, ‘김형찬대책위원회’의 김미회 씨는 “형찬이 의 행방이 확인 되는대로 강제구금 사실을 확인해 법적인 절차를 밟겠다”고 말했다.
김 씨는 지난 96년 12월 수배자를 찾던 안기부 직원들에 의해 불법 연행됐는데 김 씨는 수배자가 아니라는 신분이 밝혀진 뒤에도 ‘북에 다녀오지 않았냐’는 등의 수사를 받으며 고문을 당한 바 있다. 지난 7월 국정원에 연행될 당시에도 이 부분에 대해 재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김 씨의 가족들은 5일 밤 수서경찰서 대왕파출소에 행방불명 신고를 접수했으며, 이에 대해 담당경찰관은 6일 오전 “김 씨가 현재 국정원에는 없다”는 답변을 보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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