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속에서 신음하고 있는 소수자들의 인권을 위해 싸워온 인권활동가들이 일반 시민들과 함께 20세기 인권상황을 진단하고 21세기 인권과제를 고민해보는 뜻깊은 자리가 열렸다.
지난 28일 오후 4시 동국대학교 학술문화회관 제 1세미나실에서는 인권영화제 부대행사 가운데 하나로 ‘인권활동가와의 대화 - 21세기 인권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개최됐다. 추운 날씨 탓인지 관객은 40여명밖에 되지 않았지만 제 1세미나실의 열기는 다른 영화상영장 못지 않았다.
첫 번째 패널로 나선 김미선(외국인노동자 의료공제조합) 씨는 “외국인 노동자들은 ‘초대받지 못한 손님’이라는 말처럼 차별과 멸시의 대상이 돼왔다”며 “이들은 노동자로서 인식되지 못해 법적 보호의 대상에서 제외될 뿐 아니라 적절한 노동조건과 사회보장에서도 제외되고 있다”고 밝혔다.
‘난민과 인권’이란 주제로 이야기를 시작한 좋은벗들의 김정님 조사연구부장은 “국제법상 난민의 개념이 정치적 난민에 한정돼 있어 경제위기나 자연재해 등으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은 보호되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경제적 난민에 대한 국제사회의 보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전쟁과 독재가 있는 한 난민은 재생산될 수밖에 없어 평화와 민주주의의 실현만이 난민발생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서울장애인연맹의 김효진 씨가 장애인들의 인권실태를 이야기 기 해주었으며, 전쟁을 둘러싼 여성들의 인권과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의 인권현황이 활동가들의 입을 통해 생생하게 전달되기도 했다.
일반시민과의 OX퀴즈도 함께 진행된 이 자리에서 참가한 패널들은 모두 “인권단체들을 중심으로 한 응급처치식 구조 혹은 지원활동에서 벗어나 소수자들이 직접 그들의 인권을 위해 싸울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