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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의 한달

사랑방의 한 달 (2013년 8월)

사랑방 중심활동팀 잘 하고 있나요? 외

사랑방 중심활동팀 잘 하고 있나요?

사랑방 활동이 20주년 준비팀과 중심활동팀으로 새롭게 바뀌어서 올 한 해 활동을 하고 있는 건 다들 아시죠? 사랑방 운동 20년을 되돌아보면서, 기존의 권리영역별로 나뉜 팀 활동을 지양하고, 새롭게 사랑방 운동의 중심 줄기를 잡아보자는 마음에서 중심활동팀을 꾸렸습니다.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길을 가는 거라서 시행착오도 많고, 어려움도 클 거라고 예상했지만, 역시 쉽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더라도 중심활동팀이 어떤 고민을 하고 있고, 활동방향을 잘 잡고 있는 지, 다함께 점검하는 자리로 8월 말에 중심활동팀 점검 워크숍을 진행했습니다.

중심활동팀에서는 구체적인 활동으로 상반기에 반월시화공단 노동자 권리 찾기와 마포 돌봄노동자 컴퓨터 강좌에 함께 했습니다. 이에 덧붙여, 공단조직화의 문제의식을 더 벼리기 위해 공단정책팀, 중소영세사업장 공단 조직화 전국워크숍에도 참여해왔습니다. 이런저런 모임과 활동에는 열심히 함께 했지만, 다들 초기 시작단계라서 딱 손에 잡히는 게 있는 건 아닌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사랑방은 아무래도 생소한 영역의 활동에 발을 들여놓다보니, 배워보자는 자세와 함께 조금은 수동적인 면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한편, 구체적인 활동 결합 외에도 중심활동팀에서는 사랑방 운동 줄기를 잡아가는 논의를 진행해야 할 과제도 있었습니다. 사랑방 20주년을 통해 밝힌 ‘연대의 복원, 인권의 재구성, 변혁운동의 새로운 질서’라는 전략논의과제를 좀 더 손에 잡히는 구체적인 목표로 만들어가려고 했던 거죠. 그리고 그런 목표 속에서 반월시화공단 노동자 조직화 활동을 더 잘 해보려고 했구요. 하지만 앞서 이야기한 구체적인 활동 경험들이 좀 더 쌓이고, 그 속에서 우리의 고민이 벼려지지 않는 상황에서, 전략논의를 심화하고자 했던 중심활동팀의 논의는 갈피를 잡기가 어려웠습니다. 중심활동팀 회의가 모두에게 점점 힘들어졌던 기억도 흑....

워크숍 결과, 반월시화공단 노동자 권리 찾기 모임인 ‘월담’이 이제 10월, 11월에 정식으로 출범하게 되고, 사랑방도 20주년 행사가 일단락이 되니 좀 더 집중해서 안산활동에 고민과 실천들을 벼려보기로 했습니다. 20주년을 거치면서 정한 전략논의과제들을 놓치지 않으면서 반월시화공단 노동자들과의 만남 속에서 다시 사랑방 고민과 전략들을 벼려보는 것이죠. 아무튼 하반기에는 반월시화공단의 어딘가쯤에 인권운동사랑방이 서 있는 모습을 기대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전국의 공단들에서, 함께 꿈을 키우다

공단 지역에서 중소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을 조직하기 위해 다양한 실천을 벌이는 활동가들이 모이는 공단 워크숍이 있었습니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공단(산업단지)에 입주하는 기업들을 지원하는 제도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았어요. 각종 세제 혜택을 비롯해 여러 가지 지원이 있었지만, 그 곳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거나 지원하기 위한 내용은 하나도 없더라고요. 국가가 법을 통해 만드는 단지인데, 사장을 위한 법은 단지 안으로 들어가고 노동자들을 위한 법은 단지 밖에 머무르는 곳이었습니다. 법이 정한 최저임금을 안 지켜도,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아도, 사장 맘대로 아무 때나 해고해도 고용주는 모든 지원을 누릴 수 있으니까요. 공단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과, 공단 자체를 지정할 때 지역사회에서 개입할 수 있는 방안 등에 대해 토론을 했습니다.

이어서 최저임금 투쟁에 대한 고민들을 나눴습니다. 공단에서 일하는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최저임금에 걸쳐 있는 저임금을 받아들여야 하는 조건에 있습니다. 작은 사업장들이고 고용이 불안정하니 노동조합을 만들어 함께 싸우기도 어려운 조건이고요. 먹고살기에도, 일하는 시간과 강도와 비교해서도 턱없이 낮은 임금에 맞서, 함께 싸우는 것은 불가능할까? 민주노총이나 사회단체들이 진행하는 최저임금 투쟁이 지금은 그/녀들과 동떨어져 있지만, 함께 힘을 모을 궁리를 해보자며 다음 워크숍을 기약했습니다. 최저임금제도에 붙들리기보다는, 받을 만한 임금이 얼마인지 스스로 결정하고 요구하는 과정들을 만들어가기로 하면서요.

평등예감_‘을’들의 이어말하기는 대한문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한문 처마의 빗소리와 함께 시작된 <평등예감_‘을’들의 이어말하기>는 뜨거운 태양의 여름을 지나, 가을 문이 성큼 다가온 8월의 마지막 화요일까지 총 6차례의 이야기가 이어졌습니다. 8월 진행된 2차례 이어말하기는 우리네 많은 사람이 살아가는 노동에서의 차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먹고 살기 위해, 사회 속의 자신을 인정받기 위해 노동을 하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노동을 통해 사람들은 사회에서 자신을 밀어내는 힘을 마주치기도 하고 자신이 하는 일이 노동으로 인정받지 못하기도 합니다. 이어말하기의 8월은 이에 대한 우리들의 경험을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이어졌던 이야기들이 궁금하시다구요?

* 평등예감_‘을’들의 이어말하기의 이야기들은 http://ad-act.net/ 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 9월 10일 저녁 7시 반, 대한문에서 일곱 번째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차별금지법안 쟁점 워크숍을 준비 중입니다.

지난 7월 차별금지법제정연대에서는 “노동, 차별금지법을 말하다”토론회와 “차별의 표현, 표현의 차별” 토론회를 진행했습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집행위에서는 위 두 토론회를 통해 제기된 문제의식과 민변 법안TFT에서 진행 중인 차별금지법에 대한 쟁점을 중심으로 10월 초 워크숍을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워크숍을 통해 변화된 사회현실과 반차별의 문제의식이 적극적으로 드러날 수 있는 차별금지법이 벼려질 수 있길 바랍니다.

‘종북 담론의 실체를 밝힌다’ 토론회 개최

인권운동사랑방은 8월 27일 민주주의법학연구회, 인권단체연석회의 등과 함께 ‘종북 담론의 실체를 밝힌다’라는 제목으로 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공안기구, 민간 보수세력, 보수언론이 날이면 날마다 폭력과 증오의 언어를 ‘종북세력’에게 퍼붓고 있는 상황에서 종북 담론의 힘이 어디에서부터 비롯되었는지 그 통치성은 무엇이며 사회운동이 어떤 대응이 필요할지 이야기해보자는 취지로 기획하였습니다.
이번 토론회는 4가지 주제어를 통해 종북이 통치담론으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살폈습니다. 첫째, 한국전쟁 이후 ‘빨갱이 사냥’의 매카시즘은 1990년대 ‘주사파 파동’, 2000년대 ‘종북위해세력’까지 지속되어왔어요. 현재 종북 매카시즘은 유독 2013년 한국에서 나타난 현상은 아닙니다. 한국이라는 나라가 만들어지는 과정, 그 이후에 이르러서도 ‘빨갱이 사냥’, ‘주사파 파동’까지 국가폭력의 역사적인 흐름을 살피고 종북 담론의 정치적 의미성을 살펴보았습니다. 또한 이 과정에서 공안기구들은 서로 어떤 역할분담을 통해 종북 담론을 확대재생산하는지 짚었습니다.

둘째, 냉전시대의 매카시즘과 다르게 혹은 같게 신자유주의 시대의 매카시즘은 어떻게 나타날까요? ‘안전담론’을 둘러싼 배제와 혐오의 정치는 우리 사회 다양한 소수자에 대한 공격으로 나타납니다. 그로 인해 혐오정서의 대중화는 한국사회 전반을 거칠게 나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지배 권력은 어떤 효과를 노리며 통치 권력을 강화하는지 살펴보았습니다.

셋째, 종북 매카시즘이 활개를 칠 수 있었던 조건에는 한국 정부가 한반도평화체제를 지향하지 않고, 북은 오직 물리쳐야할 적, 금기의 대상으로 간주하는 이념구도에서 ‘북’을 위치지우기 때문입니다. 북에 관한 정보를 차단하고 국가정보원 같은 정보기관만이 북에 대한 정보를 독식하는 현실에서 금기는 북을 미신화했고 왜곡하기 쉽게 만듭니다. 그 자리에 북에 대해 자유롭게 표현하고 정보를 나를 수 없게 만든 국가보안법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토론회가 끝난 바로 그 다음날 국정원이 통합진보당을 향해 선전포고를 했습니다. 형법상 내란음모죄와 국가보안법이 다시금 진보정당운동을 정조준하고 있습니다. 종북 담론이 더 이상 힘을 쓸 수 없도록 진보운동이 잘 대응해야겠습니다.

인권운동의 연대를 움틔운 인권회의 간담회

인권단체연석회의(아래 인권회의) 간담회가 있었습니다. 지난 7월 워크숍 이후 인권운동의 연대를 다시 북돋기 위해 어떤 변화가 필요할지 고민을 이어왔고, 이번 간담회에서는 구체적인 운영개편안과 이후 활동에 대한 고민을 나눴답니다. 운영개편의 방향은, 인권단체연석회의는 무겁게, 인권운동의 연대는 가볍게, 라고 정리할 수 있을 듯합니다. 인권회의의 결정은 더욱 책임감을 가지고 내리되, 여러 인권단체들이 모여서 무엇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색하고 결행하는 것은 조금 더 가볍게 해보자는 취지이지요. 공동의 실천이 반드시 인권단체연석회의라는 이름을 통해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지금 여러 단체들이 처해 있는 조건이나 상황에 맞게 다양한 가능성들을 시도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는 것입니다. 세부내용에 대해서는 소속단체 활동가들에게 설문조사로 의견을 묻고 10월에 전체 워크숍 및 전체회의를 열어 결정하려고 합니다. 앞으로 함께 해보고 싶은 것들에 대한 의견도 다양하게 나왔는데 조금 편안한 마음으로 준비하면서 하나씩 해보기로 했습니다.

8.24. 쌍용차 범국민대회와 문화제 다녀왔어요

8월 6, 13, 20일 대한문 분향소에서 많은 인권활동가들과 함께 시민상주단이 되었습니다. 한 시간씩 피켓을 들고 서 있는 것이 전부였지만, 매일같이 그 곳을 지키는 해고노동자들의 마음을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되는 시간이기도 했어요. 8월 24일 서울역광장 범국민대회에 많은 사람들이 모였을 때 함께 희망을 그려볼 수 있었던 것도 그 덕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희망은 호락호락하지는 않았습니다. 을지로까지 행진을 마치고 저녁 문화제가 열리는 광화문광장으로 걸어가다가 최루액을 맞기도 했습니다. 경찰이 막무가내로 인도를 막아섰는데 아무리 항의를 해도 공무집행의 근거 한 마디 설명 없이 그저 힘으로 버티더군요. 오랜 실랑이 끝에 길이 열렸고 광화문광장 문화제도 많은 사람들이 모여든 가운데 시작되었습니다. 선선한 저녁 날씨에 앞질러온 가을을 느끼면서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공연으로 다시 희망을 그려봤어요. 모여서 움직이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있는 한, 다시 내딛을 한 걸음을 다지는 희망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부동산이 움직인다고?

강제퇴거금지법 제정 특별위원회(와 주거권운동네트워크)는 8월 19일 작은 워크숍을 열었어요. 최근 몇 년 간 문제로 드러났지만 충분히 이야기 나눠보지 못한 주제를 집중해서 다루는 워크숍이었지요. 첫 번째는 부동산금융화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90년대 중반 이후 이미 한국에 부동산 금융상품들이 개발되기 시작했습니다. 원래 부동산을 구매할 목적의 대출은 강하게 규제되었는데, 오히려 부동산에 예상되는 이익을 은행들이 상품으로 개발하기 시작한 것이죠. 작년 용산 드림허브 사태를 통해 널리 알려진, '프로젝트 파이낸싱(PF)'기법이 대표적인 부동산금융상품입니다. 개발 프로젝트를 내면, 그것에 기대되는 이익을 고려하여 은행이 대출을 해주는 것이지요. 은행이 적극적으로 프로젝트의 행위자가 되기도 하고요. 부동산시장이 매우 불안정한 조건에서 이와 같은 방식의 개발은 금융의 불안정성을 높이게 됩니다. 건설사의 부도뿐만 아니라 금융기관의 부실화가 이어지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 피해들을 누가 감당하게 되느냐입니다. 개발을 한다는 이유로 이미 쫓겨난 사람들, 무너진 동네에서 하루하루 멈춰버린 시간을 살아가는 사람들, 조합도 건설사도 지자체도 책임 없다며 발 빼는 통에 어디에 억울함을 호소해야 할지 막막한 사람들. 왜 그/녀들은 스스로 한 번도 동의하지도 결정에 참여하지도 못한 어떤 사업으로 인해 삶의 자리를 잃어버려야 하는 것일까요? 은행을 믿고 아껴서 저축하는 예금자들도, 주택을 마련하려고 무거운 이자를 감수하며 대출을 받는 세입자들도, 이런 질서 안에서 피해를 감수하게 되는 것 아닐까요?

80년대 합동재개발 방식의 도입으로 개발이 민영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정부나 지자체가 공공을 위한 개발이라며 아무리 치장을 해도 현실은 철저하게 사적인 이익들을 위해 움직여왔습니다. 부동산금융화는 이 과정에 형식적으로나마 있었던 공적 절차를 모두 기업의 판단에 위임해버리고 있습니다. 눈앞의 이익에 골몰하는 기업이 만든 손실은 사회적으로 갚고 있고요. 그런데 사회는 이것을 기업의 부실화, 은행의 부실화 등의 문제로만 설명합니다. 그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과 장소들을 대상으로 벌어지는 일이라는 걸 너무 쉽게 지워버립니다.

움직이지 않는 재산이라는 의미의 '부동산', 그것의 다른 말은 우리가 먹고살기 위해 머무르는 땅이고 건물입니다. 금융화가 진행되면서 부동산이 더이상 부동하지 않고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그에 따라 흔들리는 우리들의 삶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부동산 금융화를 더욱 살필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를 나누며 워크숍 1부를 마쳤습니다.

동네에서 맘 편히 장사하자

워크숍의 2부는 상가건물의 세입자 또는 스스로 일하는 자영업자들의 현실을 살펴보는 순서였습니다. 2000년대 중반부터 개발사업의 과정에서 상가세입자들의 문제가 조금씩 드러났습니다. 그런데 강제퇴거에 맞서는 철거민운동은 주로 주거세입자들의 권리를 실현하기 위한 대책이나 방안을 모색해왔기 때문에 상가세입자들의 문제에 크게 관심을 기울여오지 못했습니다. 사회적으로도 상가세입자 문제는 별로 주목을 받지 못했지요. 용산참사 이후에서야 권리금 문제나 자영업자들이 안정적으로 영업을 할 수 있는 조건들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습니다. 하지만 이때에도 상가세입자들은 대부분 스스로 투자해서 사업을 하는 자영업자라는 이유로 손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관점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한국은 다른 나라들과 비교할 때 자영업자의 비율이 매우 높은 나라 중 하나입니다. 노동시장이 불안정해지면서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기 어려운 사람들이 자영업 시장으로 진출하게 되지요. 서울시의 최근 통계를 보면 음식점이나 숙박업을 새로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고, 그만큼 폐업률도 높다고 합니다. 개발 사업이 아니더라도 상가세입자들이 쫓겨나게 되는 상황들이 훨씬 많이 알려지고 있고요.
여기에는 상가건물의 임대차보호가 취약하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있습니다. 임대차계약 갱신청구권이 있어서 5년까지 임차를 보장받을 수는 있지만 그 전에라도 여러 가지 이유로 건물 주인이 계약 해지를 요구할 수 있거든요. 장사를 한 자리에서 오래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걸 누구나 알지만 법이나 제도는 그것을 보장하지 못합니다. 장사를 해서 상권을 만들어놓으면 더 높은 임대료를 받으려고 건물주가 내쫓는 경우가 많지요. 건물주 개개인의 문제라고만 할 수는 없습니다. 부동산을 통해 수익을 얻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다고 여겨지고 나가라 말라 할 수 있는 권한 자체를 재산권의 일부로 승인하고 있으니까요. 재산권의 내용과 한계는 법률로 정한다는 헌법의 조항은 현실에서 무기력하기만 합니다. 영세자영업자들은 권리금이나 임대료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습니다.

한편, 대형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해 들어오는 것도 영세자영업자들을 위태롭게 만듭니다. 동네 슈퍼마켓들이 대형유통업체의 골목상권 진출을 막아보려고 애썼지만 이미 많은 동네들에 대기업의 이름을 단 슈퍼들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프랜차이즈에 끼지 못하면 살아남기 어려운데, 프랜차이즈에 끼면 '갑'의 횡포에 살아남기 어려워집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형편이 되는 것이지요. 자기 사업을 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이미 정해진 수순을 따라가는 것과 구별하기 어렵습니다. 이들의 노동도 어떤 고리들을 통해 자신이 원하지 않는 곳에 붙들리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그런 위험부담은 자신이 고용한 (알바)노동자들의 임금을 줄이는 등의 방식으로도 해결하겠지요. 자영업자들의 소득분포를 보면 고용한 사람이 몇 명인지에 따라 격차가 현격하더라고요.

이런 현실들을 고려하면서 상가세입자 또는 자영업자들이 겪는 문제들에 차근차근 접근해보기로 했습니다. 사람들이 '일하는 장소'를 실마리로 고민을 같이 이어나가려고 합니다.

세계 주거의 날을 맞아 “머무를 권리”를 선언하자

매년 10월 첫째 월요일은 UN이 정한 세계 주거의 날입니다. 올해 주거의 날은 “머무를 권리”를 주제로 여러 고민과 실천들을 모아보기로 했습니다. 전월세가 하도 올라 끊임없이 이사 다녀야 하는 세입자들, 20대에게도 주택을 보장하라는 청년들, 쪽방에서 함부로 내쫓지 말라는 쪽방 거주민들, 공공역사가 민영화되면서 쉴 자리를 잃어가는 홈리스들, 개발 사업을 한다는 이유로 떠남을 강요당하는 철거민들, 지역사회에서 머무를 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장애인들……. 각자 다양한 영역에서 ‘머무를 권리’를 실현하기 위해 운동을 벌여온 이들이 함께 모여, 모든 사람의 머무를 권리를 선언하는 마당을 열려고 합니다. 주거의 날 하루 전인 10월 6일(일) 오후부터 저녁까지, 광화문광장 근처에서 ‘머무를 권리’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눠보지 않으실래요? (전후의 다양한 일정들은 메일로 안내 드리겠습니다.)

함께 모이자! 함께 걷자! 함께 외치자! 강정의 평화!

7월 29일 시작된 강정생명평화대행진에 함께 하기 위해 8월 1일 평화크루즈를 탔습니다. 15시간 가까이 걸려 도착한 제주항, 환영해주시는 분들께 고마움을 전하고 바로 행진단에 결합하기 위해 이동했어요. 강정마을에서 제주시내까지 동진과 서진으로 나누어 행진이 이루어지는데 사랑방 활동가들은 서진으로 함께 했습니다. 노란 기념티셔츠를 함께 입고 무리 지어 한발짝 한발짝 걸으며 힘차게 구호를 외치고, 민요풍부터 댄스곡까지 다양한 행진가를 부르면서 해군기지가 들어오면 안되는 이유에 대해, 우리가 함께 지켜야 할 평화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8월 4일 해군기지 공사 때문에 쳐놓은 펜스를 서로 손을 맞잡고 둘러쌓는 인간띠잇기 행사를 했어요. 오랜만에 찾아간 강정, 이미 공사가 많이 진행된 상태였습니다. 강정 앞바다의 평화롭던 풍경은 어디로 가버렸는지, 시멘트 구조물들로 회색빛이 돌더군요. 달라져버린 풍경이 속상하고, 불법공사에 대한 너무도 정당한 문제제기조차 뭉개고 활동가들을 구속하고, 매일매일 공사장 앞을 지키며 너무 많은 것들과 싸워야 하는 현실. 그래도 강정의 평화를 바라는 마음들이 있는 한, 그 마음을 우리 스스로 포기해버리지 않는 한 언제든 뒤집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올라왔습니다. 강정의 평화가 우리의 평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