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회장, "돈 없는 농민 없다"
농민들이 처한 어려움을 무시한 채 농업행정의 책임자들의 망언이 이어지고 있어 농민들의 원성이 높다.
지난 연말 농림부장관이 수입쇠고기를 사먹어야 한다는 발언을 해 물의를 빚은 데 이어,12일 대통령과의 오찬간담회에서 농업협동조합 중앙회장 정대근 씨가 "이제 돈이 없어 농사를 못 짓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며 "1백16개 조합이 비료, 농약을 무상으로 공급하고 있다"는 내용을 보고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농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농(의장 정광훈, 전국농민회총연맹)은 21일 성명서를 내 "현재 농민들은 30조원에 달하는 빚에 짓눌리고 있으며, 연대보증피해로 인해 연쇄파산하고 자살까지 하고 있으며 빚을 내서 빚을 갚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농협은 농민조합원 재산에 가압류, 경매처분을 하고있으며, 농민들은 영농자금조차 마련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정대근 중앙회장처럼 허위보고를 일삼으며 자리 지키기에 급급한 관료들 때문에 농업은 몰락하고 농민들은 파탄지경에 놓이게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농의 대외협력국장은 "비료와 농약을 무상으로 공급한다는 소리는 들어보지도 못한 사실"이라고 일축하며, "금권선거 속에 선출된 농협 중앙회장은 농민들의 대표성을 담보하지 못 한다"고 비난했다.
농민들은 차라리 최근 외환위기 이후 40%나 인상된 비료가격과 농약값을 인하하고 농협차원의 부채경감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