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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극우언론 '송두율 전향 공세', 갈수록 점입가경

"철저한 전향" 일제 촉구…헌법·국제인권법 깡그리 무시


극우언론들의 야만적인 '사상전향 공세'가 갈수록 도를 더해가고 있다.

<조선>, <중앙>, <동아> 등 3대 극우언론과 <세계일보>는 일제히 15일자 사설을 통해 송두율 교수의 지난 14일 기자회견 내용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다'고 거품을 물며, 송 교수의 '철저한 전향'을 촉구했다. 이들은 '전향하지 않은' 송 교수를 '포용'하는 것이 마치 법질서를 무너뜨리는 것인 냥 호들갑을 떨었지만, 사실상 힘으로 개인의 사상을 강제로 변화시키겠다는 것이야말로 우리 헌법이 보장한 사상·양심의 자유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행위라는 점에서 이들의 태도는 극히 이중적이었다.

<조선일보>는 「정부는 '경계인'을 대거 만들 작정인가」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자신의 친북 활동에 대해 한마디 사죄도 하지 않은" 송 교수를 처벌하지 않을 경우, "대한민국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법질서는 스스로 와해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엄포를 놓았다. 송 교수에 대한 처벌 수위가 과연 우리 법질서를 좌지우지할 만큼 중대한 사안인지에 대한 의문은 제쳐두더라도, 과거 법질서를 철저히 무시하고 내란·학살을 자행했던 전두환·노태우 씨에 대해서는 그토록 '국민통합을 위한 관용과 사면'을 역설해 왔던 이 신문이 유독 송 교수에 대해서만 법질서를 위해 철저한 반성과 전향을 '선처'의 필수요건으로 주장하는 것은 지극히 일관성을 상실한 것이었다.

또한 <조선일보>는 최근 노무현 대통령이 현실의 변화와 송 교수에 대한 포용 등을 언급한 데 대해 "노 대통령의 이런 발언을 대하는 국민들은 이제 대한민국에서 어떤 이념적 잣대로 살아야 하는지 혼돈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며 '국민의 이름'을 빌어 현 정부를 압박했다. 그러나 이는 대통령을 '이념과 정신의 아버지'로서 떠받드는 국가구조, 즉 민주공화국과는 정반대의 국가질서를 추종하는 이 신문의 가부장적·반민주적 사고구조에 대한 고백성사일 뿐이었다.

<중앙일보>와 <세계일보>는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아예 송 교수의 '사상전향'을 직설적으로 촉구하고 나서는 폭력을 서슴지 않았다.

<중앙일보>는 「송두율 씨 전향의사 없나」라는 반인권적 제목의 사설을 통해 송 교수가 노동당 탈당 사유로 '균형감 있는 경계인의 삶'을 꼽은 것은 "몸은 한국에 살면서도 생각만큼은 여전히 북과 남을 넘다들겠다는 것"이라며 "송 교수가 이 땅에서 살고 싶다면…우리의 체제 안으로 들어와야 한다"는 고언(?)을 아끼지 않았다. 철저하게 '남'을 택하지 않는 '경계인'은 받아들여질 수 없음을 경고한 것이었다.

<세계일보>도 송 교수가 "대한민국 헌법 준수를 다짐했다 해서 30년 이상의 반한-친북-이적행위가 간과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노동당 탈당이 곧 사상 전향이 되진 않는다"면서 "전향 없는 그를 과연 포용해야 하는가"라고 되물었다. 이렇게 주장하는 <세계일보>가 과연 '통일교' 신도들이 다른 종교로의 전향을 강요당하는 일이 생길 때 입을 닫고 있을지 의문이다.

<동아일보> 역시 "법과 국민이 그의 잘못을 용서하고 포용하기에는 과거 행적에 대한 인식과 반성이 여전히 미흡하다"며 과거에 대한 철저한 반성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상전향제도를 이 땅에 도입한 일제에 부역했던 신문답게 오늘날까지 전향제도를 충실히 계승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 헌법 교과서는 양심의 자유에 대해 '어떠한 이유로도 국가가 간섭할 수 없는 영역'이자 '국가와 개인의 대치관계가 발생했을 때 그 개인에 대한 최소한의 방어벽'이라고 가르친다. 또한 국제인권기준은 '행위'를 처벌할 수는 있어도 개인의 신념을 번복하게 하거나 자신의 신념과 어긋나는 법 준수 의사를 고백하게 하는 것은 양심의 자유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고 말한다.

그러나 송 교수는 대한민국 헌법을 준수하겠다는 의사를 고백하도록 '강요'당함으로써 이미 사상·양심의 자유를 침해당했다. 그에게 다시 더 철저한 '전향'을 강요하는 것은 헌법과 국제인권기준을 정면으로 부인하는 야만적 폭력을 계속 휘두르는 것에 다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