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이 본격적으로 문제화된 것은 지난 89년 등록금 자율화 조치 이후. 그 후 10년 동안 사립대학 등록금은 3배 이상 인상되었다. 대학당국은 '물가인상과 재정난'을 들어 등록금 인상의 불가피성을 주장한다. 하지만 객관적인 수치는 등록금 인상이 물가 인상을 훨씬 뛰어넘어 오히려 등록금 인상이 물가 인상을 조장한 꼴이다.
문제는 전체 학교 운영비에서 학생등록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지나치게 높다는 데 있다. 지난해 한국교육개발원의 통계에 따르면, 현재 우리 나라 4년제 대학의 83%를 차지하는 사립대학의 등록금 의존률은 65.5%. 국립대와 사립대의 구분 없이 학생등록금 징수가 없는 영국·독일·프랑스에 비교해 매우 높은 비율이다. 등록금이 비싸기로 소문난 미국만 하더라도 학생등록금 의존률은 50%를 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거꾸로 가고 있다. 김영삼 정부 때부터 강조되어 온 '수혜자 부담의 원칙'이 등록금에 대한 의존을 정당화시켜주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대학교육연구소의 김삼호 연구원은 "비영리 기관인 학교에서도 시장논리가 판치고 있다"고 꼬집는다.
그렇다면 대학 등록금 문제의 해법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근본적인 대안은 국가가 교육예산을 늘리는 것이죠." '반민족적·반민중적 교육정책 전면 수정과 교육의 공공성 확보를 위한 대책위원회'의 김선경 씨는 "최소한 정부가 약속했던 GNP대비 국가 교육재정 6% 확보는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교육이 기본적 권리인 만큼, 국가는 돈 때문에 교육의 기회가 차단되지 않도록 일차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 GNP 대비 교육재정 비율은 4.2%로 지난해보다 오히려 0.1%가 줄었다.
한편 사학재단의 민주화도 중요한 과제로 지적된다. 학교들은 '재정난'을 호소하지만, 99년 2월 현재 전국의 사립대학이 보유하고 있는 이월·적립금의 총액은 총 2조8260억원. 98년 한해에만 7천4백8십2억원을 남겼다고 한국대학교육연구소가 발간한 '사립대학 등록금 인상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은 고발한다. 이러한 현실은 학교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윤을 추구했다는 비판을 가능케 한다. 이에 김 연구원은 "국고 지원이 늘어난다 해도 사학의 운영방식이 바뀌지 않는다면 말짱 헛것"이라고 강조한다. 교수·학생·직원이 참여해 학교 재정의 예·결산을 심의·운영하는 것이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는데 필수적이란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