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이적표현물 배포 및 판매)로 구속된 안우춘(26)씨의 1심 재판 도중 박수를 쳤다는 이유로 재판을 방청하던 김대권(27) 씨가 감치 10일을 명령받고 서울구치소에 수감되었다.

서울지법 형사 12단독 정영진 판사는 이날 안 씨가 서면으로 준비한 최후진술을 읽는 도중 "기다리는 다른 사람도 생각해라. 나머지 부분은 구두로 정리해서 얘기했으면 좋겠다"고 제지했다. 이에 재판을 방청하던 김대권 씨가 "계속 읽게 하십시요. 듣고 싶습니다"라고 외쳤고, 정 판사는 "조용히 하라"고 언성을 높였다.

결국 안 씨는 준비한 문서 읽기를 포기하고 2-3분 정도 구두로 최후진술을 정리했는데 진술이 끝나자 방청석에 있던 김 씨가 박수를 친 것이다.

정 판사는 손가락으로 김 씨를 지목하면서 감치를 명령했고 김 씨는 그 자리에서 법원경찰에게 끌려나갔다.

2시간 후에 열린 김 씨에 대한 즉결심판에서 김씨는 "과거에 역사적 재판에서 박수를 친 행위를 처벌하지 않았다. 공개재판에서 완전히 재판을 방해하지 않는다면 방청객이 의사표현을 할 수도 있다고 본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안 씨의 담당 변호인인 김희재 변호사는 "(김 씨의 행위가)재판 진행에 지장을 줄 정도가 아니었다" 라며 "사전에 주의를 주는 것으로 충분했을 텐데 감치명령까지 할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정 판사는 감치 명령 전에 김 씨에게 사전 경고는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전 경고를 할 의무나 규정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경고 없이 10일이나 되는 감치명령으로 대응한 것은 재판장의 권위주의의 발현으로서 지나친 처사였다는 것이 당시 방청했던 관계자들의 공통된 평이다.

한편 8일 이 문제와 관련해 본지의 전화를 받은 정영진 판사실 직원은 "(이런 문제론) 절대 전화를 연결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본지와의 통화를 거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