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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장애인 실업대책 세우라"

장애인 고용 촉진 대회장 기습 시위


장애인 실업자 연대 등 3개 장애인 단체 회원 5십여 명이 8일 오후 3시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2000년 장애인고용촉진대회장에서 기습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김호진 노동부 장관이 행사장에 들어서자 일제히 피켓을 펼쳐들고 지난 8월 30일 실업을 비관하여 자살한 고 이헌규 씨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와 장애인고용촉진법의 개선을 요구했다.

이날 시위 참가자들은 노동부 장관과의 약식 면담을 통해 현 장애인고용촉진법의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 2% 이상의 장애인을 고용해야 한다'는 조항을 '100인 이하 기업에 5%의 장애인 채용'으로 바꿀 것과 이를 지키지 않는 사업주에 대한 벌칙조항을 대폭 강화할 것을 요구하였다.

시위 참가자 중의 한사람인 노들 장애인 야간학교의 박경석 교장은 "일반인들의 실업률이 3.6%인데 반해 중증장애인을 제외한 장애인의 실업률은 27%에 이른다"며 "장애인 실업에 대한 정부의 정책과 제도가 개선되지 않는 한 장애인의 실업 문제는 요원한 과제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헌규 씨 죽음, 자살이 아닌 타살이다

한편, 이번 시위의 직접적인 계기가 된 장애인 고 이헌규 씨의 죽음에 대해 장애인 단체들은 우리 사회에 의한 '타살'이라고 말한다.

지난 8월 30일 지하철 5호선 장안평 역에서 휠체어를 탄 채 전동차에 뛰어들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이 헌규씨의 죽음은 짤막하게 일간 신문의 사회면을 장식하고 지나갔다.

뇌성마비 1급의 중증 장애인 이였던 이 씨는 고된 노력으로 컴퓨터 취급 기술을 획득했으나 수없이 취업의 문턱에서 좌절하다가 최근에 면접까지 통과했다. 첫 출근에 대비해 양복과 구두를 새로 장만하기까지 한 이 씨를 회사는 결국 거부했다. 이를 절망한 끝에 자살을 선택한 이 씨의 죽음에 대한 장애인계의 안타까움과 분노는 정부 정책의 변화가 없는 한 사그러 들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