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동의 날, 선언문 채택
'아셈 반대' 시위가 열린 20일, 서울 강남 일대에서는 시위를 저지하려는 경찰의 폭력행사가 잇따랐다.
20일 오전 강남역 인근 뱅뱅사거리에서 진행된 '신자유주의와 아셈 반대' 시위에 대해 경찰은 장봉과 방패를 휘두르며 진압에 나서 배홍현(동성애자인권연대)씨 등 부상자가 속출했다.
오전 10시경 노동자, 학생 등 5천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집회는 경찰 15개 중대 2천여 명이 겹겹이 에워싼 가운데 진행됐다. 이들은 "미국의 패권에서 벗어나기 위해 만들었다는 아셈은 미국의 신자유주의를 그대로 답숩, 오로지 자본의 이윤을 위해 제3세계와 민중의 생존을 파탄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전 11시 무렵 1만여 명으로 늘어난 시위대가 강남역 방면으로 행진하자 경찰은 곤봉, 장봉, 방패를 휘두르며 진압에 나섰다. 특히 경찰 여러 명이 시위참가자 1명을 둘러싸고 무차별 구타하는 일도 벌어졌다. 또 취재중이던 연합뉴스 김범현 기자, 시민의 신문 권우성 기자가 경찰의 곤봉세례와 발길질에 부상을 입기도 했다. 시위대는 12시경 강남역 집회를 마무리하고 올림픽공원으로 이동했다.
오후 3시경 올림픽공원에서는 1만5천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아셈 2000 서울행동의 날' 집회가 열렸다. 단병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정부가 집시법을 악용하여 아셈회의장 근처 모든 곳에 허위 집회신고를 하는 등의 파렴치한 행위를 저질렀다"며 "이는 헌법적 기본권인 집회 및 결사의 자유를 가로막은 것"이라고 비난했다.
참가자들은 집회를 마친 뒤 오후 5시 무렵 잠실운동장 앞까지 행진, 경찰과 1시간 가량 대치했으며, 오후 6시30분 경 "전 세계에 아셈에 반대하는 뜻을 충분히 알렸다"며 자진해산했다.
한편 '서울 행동의 날' 참가자들은 선언문을 채택, △여성․남성, 이주․국내, 정규․비정규 노동자 모두에게 완전한 노동권을 보장하고, 노동권을 훼손하는 구조조정 철회할 것 △개발을 할 때 지역주민의 민주적인 의견을 수렴하면서 진행할 것 △아셈 안에서 추가적인 무역과 투자의 자유화 논의를 즉각 중단할 것 △WTO, IMF의 폐지 혹은 근본적인 민주화 등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