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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평화운동가들 겨눈 이스라엘의 총구

이스라엘군, 「국제연대운동」 평화운동가 잇따라 저격


세계의 관심이 이라크에 쏠려있는 사이, 미국을 등에 업은 이스라엘이 최근 국제 평화운동가들을 잇따라 저격함에 따라 팔레스타인 내 인권상황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11일 「국제연대운동」(ISM) 소속의 탐 헌달(22)이 이스라엘군 저격수에 의해 머리에 총을 맞아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뇌사 상태에 빠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헌달은 영국 맨체스터 대학에서 사진학을 전공하는 대학생으로서 지난 4일 팔레스타인 웨스트뱅크에 도착,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정책에 저항하는 인간방패의 일원으로 활동해 왔다. 사건 당시 라파 난민캠프에서 동료들과 함께 있던 헌달은 이스라엘군이 흙장난을 하고 있던 팔레스타인 어린이 3명을 향해 총격을 가하는 것을 목격, 어린이들을 안전한 곳으로 옮기던 중 머리에 총을 맞았다.

<세계사회주의자웹사이트>의 크리스 마르스덴은 16일 기사에서 "당시는 환한 대낮이었고 헌달이 눈에 잘 띄는 밝은 오렌지색의 자켓을 입고 있었을 뿐 아니라, 저격수로부터 불과 1백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은 거리여서 '고의적'인 저격이었음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영국 정부는 이 사건에 대해 아직까지 어떠한 공식적 언급도 하지 않고 있으며, 이스라엘에 독립적인 조사 요구도 전달하지 않고 있다.

국제연대운동 소속 평화운동가들을 겨냥한 이스라엘군의 총구는 이미 지난해 말부터 계속돼 왔다. 지난해 11월에는 아일랜드인 시아옴 버틀리(23)가 다리에 총을 맞아 부상을 당했고, 지난달 16일에는 미국인 레이첼 코리(23)가 한 팔레스타인 가족의 집을 철거하는 이스라엘군에 항의하다 불도저에 깔려 숨졌다. 이 달 5일에는 뉴멕시코주 출신의 브라이언 애버리(24)가 예닌에서 팔레스타인 어린이를 보호하다 불과 50m 거리에서 얼굴에 총을 맞고 중태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특히 레이첼 코리의 죽음은 명백한 살인행위였음이 목격자들과 사진 증거자료에 의해 입증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군 조사단은 코리가 "흙더미 뒤에 서 있었기 때문에 불도저 운전병의 눈에 띄지 않았다"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부시 행정부 역시 "불법적으로 가자 지구에 들어간 자에 대해서는 어떠한 책임도 질 수 없다"며 이스라엘군의 행위를 암묵적으로 승인해주는 한편, 그간 발생한 자국시민들의 죽음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