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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연재] 국가인권위원회 들여다보기 : 인권위 전략 논의, 인권단체들이 나선다

'사회보호법' 문제부터 <연중기획 워크샵> 시작


국가인권위원회(아래 인권위)를 적극적인 인권옹호 기구로 바로 세우기 위해 인권단체들이 인권위에 대한 전략적인 논의를 시작했다.「국가인권위 쇄신을 위한 열린 회의」(아래 열린회의)가 추진하고 있는 <국가인권위 전략과 역할 연중기획 워크샵>이 바로 그것. 밀려드는 진정사건과 눈앞의 실무 처리에 급급해 전략적 사고를 하지 못하던 인권위를 보다 못해, 인권단체들이 먼저 전략적인 고민에 나선 것이다.

29일 낮 4시, 참여연대 강당에서 열린회의는「사회보호법 폐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아래 공대위)와 함께 '사회보호법과 국가인권위원회'를 주제로 첫 번째 워크샵(아래 워크샵)을 열었다. 이날 워크샵에서는 인권현안에 대한 적극적 대응을 표방했던 인권위 사회보호법 태스크포스팀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 쏟아졌다.

지난 1월 사회보호법 태스크포스팀이 구성된 후 3개월이 지났지만, 지금까지 태스크포스팀은 '5월 실태조사, 6-7월 연구, 8-9월 청문회' 등과 같은 단선적인 일정만 내놓고 있을 뿐, 전략적인 사고를 담은 구체적인 활동 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사회보호법과 같은 반인권 법제를 바꾸기 위해서는 국민적 공론화를 통한 지지여론의 형성이 반드시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관심을 모으려는 어떠한 구체적인 시도조차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워크샵에서는 "사회보호법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낮은데도, 태스크포스팀이 지금과 같이 소극적이고 폐쇄적인 활동만을 계획한다면 이후 사회보호법에 대한 태스크포스팀의 결정도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는 인권단체들의 경고가 이어졌다.

인권운동사랑방 범용 활동가는 사회적 공론화를 위해 사회보호법 태스크포스팀이 청문회 제도를 적극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범용 활동가는 "사회보호법 피해자들을 직접 불러 청문하는 것은 국민들에게 사회보호법의 실상을 고발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청문회의 생생한 증언을 통한 교육적 효과를 강조했다. 이외에도 인권단체와의 간담회, 사회보호법의 문제와 대응계획에 대한 수시 기자회견 등을 통해 국민적 관심과 공감을 불러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변의 이상희 변호사 역시 "인권위는 사회보호법 자체의 위헌성에만 초점을 맞추거나 청송보호감호소의 처우 개선에만 초점을 맞춰서는 안되고, 보호감호제도의 역사적 배경과 기능, 지금까지 초래된 결과, 그리고 과거 정치권력에 의한 보호감호처분 이용 실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회보호법 폐지 의견을 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주교인권위원회 김덕진 활동가도 사회보호법 태스크포스팀이 계획중인 실태조사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때 범죄의 발생 이유에서부터 감호처분에 처해지기까지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구조적 모순에 관한 조사와 연구 작업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애초 참석을 약속했던 사회보호법 태스크포스팀의 유현 위원이 워크샵 시작 30분전에 불참을 통보, 유 위원을 대신해 참석한 인권위 실무담당자에게 많은 질문이 쏟아졌다.

이 과정에서 사회보호법 태스크포스팀의 위상이 인권사안에 대한 '조언․자문기구의 위상'인지, 아니면 '스스로 활동과 운영을 책임지고 방향을 설정하는 임무까지 수행하는 위상'인지를 둘러싸고 인권위 실무자와 인권단체 사이에 의견 차이가 드러냈다. 인권사안에 대해 조언 역할에 머무르는 것이 태스크포스팀의 위상이라면, 인권위가 기존에 취해왔던 인권현안 대응 방식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게 인권단체 활동가들의 생각이다.

이에 따라 공대위는 곧 태스크포스팀의 위상을 확인하는 질의서를 인권위에 보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