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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참담한 ‘국제 고문 희생자 지원의 날’

인권단체들, 466일간 가죽수갑 책임자 고발…고문 중단 촉구

최근 국가인권위원회의 진정 조사 결과 밝혀진 정모 씨에 대한 466일 동안의 계구 사용과 관련, 인권단체들이 계구와 징벌제도의 악용을 통한 고문의 중단을 촉구하는 한편, 당시 책임자인 교도소장 등을 형사 고발했다.<관련기사 본지 2003년 6월 11일자>

천주교인권위원회, 전북평화와 인권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등 7개 인권단체들은 26일 유엔이 정한 '국제 고문 희생자 지원의 날'을 맞아 성명서를 발표하고 "국내 행형 시설에서 계구 사용과 징벌제도를 악용한, 사실상의 고문이 아직도 자행되고 있다"며 고문의 중단과 강력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인권단체들은 성명에서 "466일간에 걸친 계구 사용을 '폭력', '보복', '고문'이란 말 이외에 달리 뭐라 설명할 수 있겠느냐"고 개탄하고 "법무부와 국가인권위원회가 수용자 인권보장을 위해 조속히 계구 사용과 징벌제도의 악용을 억제할 강력한 대책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체들은 특히 "연속 금치 징벌은 죽음을 부르는 '고문'으로 당장 폐지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수용자에 대한 '고문'을 자행하고 있는 관련자의 엄벌도 함께 촉구했다.

이어 인권단체들은 정모 씨에게 466일간이나 계구를 착용시켜 식사, 세면, 운동, 용변 등 인간이 기본적으로 해야 할 활동마저 완전히 통제한 것은 명백한 가혹행위라며 당시 교도소장 등을 서울지검에 고발했다.

고발장에서 인권단체들은 "정모 씨에게 징벌과 함께 계구를 사용한 것이나 466일간이나 계구를 사용한 것, 가죽수갑을 사용하여 인간적 생활을 못하게 한 것 등은 행형법을 위반한 행위일 뿐 아니라 수용자를 억압하고 관리의 편의만을 도모하고자 하는 행위였다"며, "우리 헌법은 물론 각종 국제인권규약에도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지난 25일 홍콩에 위치한 아시아인권위원회(AHRC)도 정모 씨 사안에 관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아시아인권위원회는 "가족수갑과 금속수갑의 사용은 국제인권규약과 고문방지협약에 위반되는 잔인하고 비인도적인 처벌인데도, 한국 현행 법령의 모호성과 과도한 징벌 관행 때문에 아무런 법적, 제도적 제재도 없이 중징벌이 남용돼 왔다"면서 한국정부가 비인도적 계구의 사용을 중단하고, 수용자의 존엄성이 보장될 수 있는 법령을 만들 것을 촉구했다.

지난 1998년부터 유엔은 1984년 채택된 '고문 및 그 밖의 잔혹한, 비인도적인 또는 굴욕적인 대우나 처벌의 방지에 관한 협약'이 발효된 날(1987년 6월 26일)을 '국제 고문 희생자 지원의 날'로 정해, 협약의 이행과 고문 근절을 위한 국제적 노력을 촉구해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