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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한나라당, 국민 기본권 거꾸로 돌리려나

집회금지구역 300미터 확대 집시법 개악안 제출

집회금지구역 경계를 현행 100미터에서 300미터 확대하는 법률안이 국회에 제출된 것으로 밝혀져 가뜩이나 제한되고 있는 표현의 자유가 더욱 후퇴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박승국 의원(대구 북구갑) 등 한나라당 의원 11명은 지난 22일 국회의사당을 비롯해 각급 법원, 대사관 등의 청사 또는 저택 주변의 집회금지구역 경계를 300미터로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들은 제출한 의안에서 "현행 100미터 규정 하에서는 시위자들의 긴급습격이 가능하고 경찰 경계 등 시위 제한의 실효성이 부족한 실정이며, 300미터 개정을 통해서 집회 또는 시위 주변지역 입주자들을 격렬·과격시위의 소음 공해로부터 보호하고자 하려는 것"이라고 제안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 제출이 한나라당사 앞에서의 집회와 시위를 원천 봉쇄하겠다는 꼼수에서 나온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승환 교수(전북대 법학, 전북평화와인권연대 공동대표)는 "현행 100미터 규정도 집회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대기업들이 자사 빌딩에 대사관을 유치해 집회를 통한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는 방법으로 악용되어왔다. 300미터는 이를 더욱 개악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도형 변호사도 "집회의 자유는 민주주의 발전의 척도인데, 한나라당의 이번 법안은 시대에 역행하는 처사"라면서 "국민의 기본권을 신장시켜야 할 의무가 있는 국회의원이 헌법에 반하여 기본권을 해치려하는 것은 월권"이라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한나라당이 기본권 신장에는 등돌린 채 오히려 기본권을 후퇴시키는 개악을 끝내 추진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