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두율 교수 사건에 대응하기 위한 범사회적 대책기구가 결성됐다.
100여 개 학술·인권·종교단체들이 '송두율 교수 석방과 사상·양심의 자유를 위한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를 결성하고, 귀국 이래 송 교수에게 가해진 매카시즘적인 공격과 인신공격, 전향공작 등 공안기관의 인권침해에 맞서 나가기로 뜻을 모은 것.
13일 대책위는 서울 서초동 변호사회관 대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책위 결성을 공식 천명하고, 검찰과 국정원의 피의사실 유포에 대한 고소, 고발 등 대대적 활동을 벌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송두율 교수 사건 교수·학술연구자 비상대책위원회'와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위한 종교인협의회' 두 단체가 주축이 되어 송 교수 구명활동을 벌여왔으나, 앞으로는 13명의 상임대표, 31명의 공동대표, 39명의 고문, 100여개의 사회단체 등 각계각층의 대표와 단체들로 꾸려진 이 대책위를 중심으로 활동을 벌여나가게 된다.
대책위는 앞으로 송 교수의 학문·사상·양심의 자유를 지키고 국가보안법과 같은 냉전잔재의 청산을 위해 다각적인 활동을 벌여나갈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송교수 석방 구명활동 △법률구조 △사건 백서와 홍보 책자 발간 △홈페이지(freesong.jinbo.net) 운영 △내달 4일 '송두율 교수 학문과 삶'을 주제로 한 학술 콜로키움과 후원의 밤 개최 △국제연대활동 △국가보안법 폐지 등의 사업이 예정돼 있다.
특히 대책위는 검찰, 국정원, 정형근 의원에 대한 고소, 고발에 나서기로 했다. 이와 관련하여 천주교인권위원회 안주리 사무국장은 "빠른 시일 내에 고발인단을 구성하여 피의사실 공표의 책임을 물어 오는 18일 오전까지 검찰과 국정원을 상대로 한 고발장을 대검찰청에 접수할 예정"이며 "20일 이후에는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과 몇몇 언론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 동안 검찰과 국정원은 수사도중 혐의사실을 언론에 유포시켜 피의자의 인권을 침해했다. 또 정형근 의원은 지난달 20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송두율 교수가 노동당의 지도기관 성원임을 고백했다'고 하는 등 검증되지 않는 내용의 발언으로 송 교수를 대어급 간첩으로 몰아갔다. 조선, 동아일보를 비롯한 몇몇 언론들은 한술 더 떠 '국외 추방론'을 외치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 자리에는 민가협 어머니들도 참여해 자신들과 같은 고통을 겪고 있는 송두율 교수의 가족들을 응원했다. 민가협 임기란 고문은 "우리들은 더 심한 박해를 견뎌왔습니다. 힘내서 싸워 이겨 송 교수님과 함께 담소하는 시간이 오길 바랍니다"라는 격려의 말을 전했다.
한편 오는 20일 송 교수의 구속 시한이 만료됨에 따라 조만간 구속기소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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