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영화 정기상영회 '반딧불'이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반딧불'은 영화제라는 행사의 일회성을 극복하기 위해 지난 2002년 9월부터 매달 1-2차례씩 열렸다. 주로 그 해 상영작 중 관객의 높은 관심을 받았던 '다시 보고 싶은' 인권 영화 중심의 상영회였다.
'반딧불'의 변화 방향은 먼저 '인권 현안'에 바싹 다가서는 것이다. 인권운동의 현장에서 무수히 쏟아져 나오는 현안들을 영화를 통해서 관객과 함께 공감하며 활동의 방안들을 모색해 보겠다는 것. 올해 첫 상영에서는 최근 전쟁 명분으로 내세워지고 있는 '대테러 조치'들이 얼마나 심각한 인권침해를 동반하고 있는지 느껴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지난 2002년부터 국가정보원은 테러방지법 제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미 미국의 테러방지법인 '애국자법'은 인권탄압의 주요한 무기로서 그 몫을 다하고 있다. 국내 인권단체들의 거센 저항으로 법 제정을 막고 있지만 이 법의 제정은 홍수 만난 둑처럼 언제 터져 버릴지 모를 상황이다.
상영작은 9.11 이후 미국 전역에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인종탄압의 실상을 밝히고 있는 <망각을 경계하라 Lest we forget>이다. 이번 '반딧불'을 통해 국내 처음 소개되는 이 작품은 미국 정부가 전쟁과 테러를 명분 삼아 인권을 짓밟아 온 사례가 비단 9.11뿐은 아니라고 증언하고 있다. 2차대전 때 진주만을 폭격 당한 미국은 곧바로 미국 거주 일본인들에게 보복조치를 행한다. 작품은 미국 역사가 자랑삼아 온 '시민적 권리'가 야만의 저편으로 내던져진 내막을 들려준다.
두 번째 변화의 방향은 '움직이는 반딧불'이다. 상영장에서 관객을 만나는 형식뿐 아니라 '인권의 현장'으로 직접 찾아가 '반딧불'을 밝힐 계획이다. 또한 '반딧불'을 인권교육 프로그램으로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사회적 약자 등 특정한 관객을 초청해서 영화를 통한 '인권교육'을 병행하겠다는 것.
한편, 이번 상영부터 '반딧불'이 처음 불을 밝혔던 광화문 아트큐브에서 영상미디어센터로 자리를 옮긴다. 극장주인 흥국생명은 '상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올해부터 '반딧불'과 같이 '의미는 있지만 돈이 안 되는 행사'의 일정을 대폭 축소해버렸다. 기업의 이윤추구로 인해 밀려나야 하는 지금의 상황은 인권의 가치로 철저히 무장해 극복하는 길밖에 없다는 진실을 새삼 되새기게 한다. '반딧불'은 지금 인권운동의 현장을 밝게 비추는 임무에 충실하기 위해 변화의 잰걸음을 옮기고 있는 중이다.
△때 : 1월 31일(토) 오후 3시
△곳 : 영상미디어센터 대강의실
(http://www.mediact.org/center/map.htm)
△문의 : 02-741-2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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