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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16대 국회에서 마침표를 찍자"

사회각계 원로·인사 312인 '사회보호법 폐지' 선언


"우리는 지난 24년간 되풀이되어 온 사회보호법으로 인한 인권유린의 역사에 마침표를 찍어야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오늘 선언을 발표한다……국가에 의해 자행되어온 '합법적 폭력' 사회보호법상의 보호감호제도를 폐지하라"

4일 오전 10시 30분. 국회 본청 기자회견실이 사회보호법 폐지를 촉구하는 목소리로 쩌렁쩌렁 울렸다.

청송보호감호소 피보호감호자의 단식농성이 3일째로 접어든 가운데 사회각계 원로와 인사 312인이 사회보호법 폐지를 촉구하는 선언을 발표했다. 선언에는 이돈명 변호사, 고은 시인, 함세웅 신부, 리영희 교수 등 사회 원로를 비롯해 정현백, 안성기, 홍세화 등 사회 각계 인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박상증 참여연대 공동대표와 김세균 민중연대 공동대표 등 원로 및 인사, 인권단체활동가, 청송감호소 가출소자 등 50여명이 참석한 기자회견장은 사회보호법 폐지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최병모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회장은 "전두환 군사정권이 무고한 사람을 고문과 폭력으로 죽어가게 한 삼청교육대를 유지시키기 위해 만든 사회보호법은 이 시대 인권지수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인 반인권악법"이라고 규탄했다. 또한 "형법에서 정한 형벌을 다 마친 사람을 단지 재범의 이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다시 가두어 두는 것은 명백한 이중처벌"이라고 주장했다. 황상익 서울대 교수 역시 "오랜 시간 이 땅의 민주화와 인권을 위해 살아온 분들이 모두 사회보호법 폐지를 촉구하는 선언에 동참했다"며 "국회는 이러한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정범구 의원(민주당)도 참여했다. 정 의원은 "사회보호법 같은 악법이 아직도 존재하는 것은 입법기관인 국회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러운 일"이라며, "16대 국회 안에서 이 법의 폐지안이 반드시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의원은 이날 본인이 소개의원이 되어 청송보호감호소 가출소자 317명이 서명한 '사회보호법 폐지에 관한 국회청원'을 제출했다. 한편, 이날 오후 2시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전체회의가 개최됐으나 사회보호법 폐지 법률안의 상정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