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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비정규직 차별 폐지하러 왔소

103개 노동·시민·사회단체 공동투쟁 선포

노동자들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정부의 질주를 막기 위해 노동·시민·사회단체가 뭉쳤다. 103개 단체로 구성된 '비정규 노동법 개악 저지와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아래 공대위)는 10일 국회 앞에서 비정규 관련 개악 법안 철회를 요구하며 '농성돌입 선포식'을 열고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가운데 진행된 선포식에서 공대위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법안은 비정규직을 확산시켜 노동자들에게 고용불안을 일상화시킬 뿐 아니라, 중간착취를 합법화시키는 법"이라고 비판했다. 정부의 법안은 파견업종을 사실상 전면 허용하고 있어 비정규노동자의 희생뿐 아니라 전체 노동자를 자본가들의 제물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간접고용'을 실제 합법화함으로써 사용업체가 일정업무를 용역화할 때 임금 삭감은 물론 용역업체를 거치는 과정에서 또 다시 30∼50%의 임금에 대한 중간착취를 용인해 저임금 구조를 확대시킨다. 이뿐 아니라 파견노동자 보호조항이 도리어 직접고용 의무를 회피하는 사업주들에 의해 2년마다의 주기적 해고의 근거로 이어지고 있는 현실에서 정부가 추진중인 법안은 기간이 3년으로만 될 뿐 고용불안은 여전하다. 오히려 파견기간 연장을 통해 기업이 상시적 업무에 파견노동자를 사용할 수 있는 여지를 더욱 열어주었다는 것이 노동계의 주장이다.

법안의 무자비함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공대위는 "비정규노동자의 확대는 빈곤의 심화로 이어져 신용불량자 양산과 빈곤형 자살 등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내수침체의 핵심요인으로 경제적 기반을 허물어뜨리는 원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전국비정규노조연대회 박대규 의장은 "그동안의 투쟁에 정규직 노동자들이 앞장서 왔지만 이번 총파업에는 비정규노동자들이 전면에 나서서 싸울 "이라며 각오를 밝혔다.

공대위는 안정된 일자리 보장과 비정규노동자의 노동기본권과 인권 보장, 차별 폐지를 요구하는 선언문을 낭독하고 공동행동에 나설 것을 결의하는 것으로 선포식을 마쳤다.

한편, 이날 선포식이 진행되는 도중 경찰이 농성천막 설치를 가로막고 나서 참가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민주노총 이수호 위원장은 "참여정부라고 하면서 국민들 없는 정부를 이끌어가고 있는 노무현 정권이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고 분노했다. 이어 "노동자들의 정당한 권리인 파업을 합법이니 불법이니 운운하는데, 국회의원들이야말로 마음대로 국회 문을 닫고 국정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며 "그게 불법파업이 아니고 뭐냐"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