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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인권의 증진인가? 억압인가?

북인권 국제심포지엄, 상반된 견해차… 힘겨운 해법

"소위 인권옹호자라는 사람들이 교묘하게 북한의 기아를 다른 인권침해와 한 덩어리로 취급하는 것은 역사적으로나 실질적으로 잘못된 일입니다" 지난 1일 국가인권위원회 주최로 열린 '북한인권 국제심포지엄'에서 토론자로 나온 '푸드 퍼스트'의 경제사회프로그램 팀장 크리스틴 안은 북인권에 대한 잘못된 접근을 이같이 지적했다.

지난 6월 평화사절단으로 북을 방문한 크리스틴 안은 "북은 여전히 식량과 전기 등의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고, 북의 고위급 군인이나 비무장지대 장군들조차 마른 몸에 헐렁한 옷을 입고 있는 등 전 사회 계층이 식량권의 위협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정말 국제사회가 그들의 절박한 문제에 순수한 도움을 주었느냐?"고 반문하는 그녀는 북한인권법에 대해 "북의 정권교체를 목적으로 하는 매파 보수주의자들과 강압적 기독교 신자들이 노력한 결과이며 인권을 위한 투쟁에 정면 도전하는 것"이라고 힐난했다.

그러나 '북인권 문제의 정치적 도구화'에 대한 문제의식은 참가자들 사이에서 편향을 드러냈다. 미의회를 상대로 입법로비 활동을 벌이고 있는 '바른 입법을 위한 친구들 위원회(FCNL)'의 선임집행위원 카린 리는 "북인권 개선과 북의 정권교체는 별개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미국이 인권을 가장 큰 가치로 표방하면서도 이라크 포로 학대 등 이중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북한인권법'이 인권개선을 위해 북주민에게 '라디오 보급'을 지원하고 있는 것 등은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하면서도 "인권 현실의 상당한 개선과 북정부의 개방을 미국으로부터 이끌어낼 수 있다"는 목적에는 기대를 보여 미국이 다른 나라의 문제에 국내법으로 개입하는 것에 문제삼지 않았다. 북주민의 '자결권'은 간과하는 모습인 것이다. 휴먼라이츠워치의 공보관 탐 말리놉스키는 이에 더해 "북한인권법이 도발적 의도는 없는 것이며 인권이 개선되어 북의 모든 사람들에게 햇빛이 비추게 해야 한다"고 북한인권법을 옹호하기조차 했다.

한편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윗팃 문타폰은 특별 연설문을 통해 그동안 북인권 문제를 다루어온 견해를 밝혔다. 먼저 북이 인권개선에 긍정적 행보를 보여왔다는 것을 적시했는데 "자유권 및 4개 규약에 가입 및 보고서 제출, 외부의 인권활동가들이 북한의 인권 상황을 평가하기 위해 자국에 입국하는 것을 간헐적으로 허용했다는 것과 함께 1992년과 1998년 헌법과 여타 법률 개정 등 인권 보호과 증진에 도움이 되는 법적·조직적 토대"를 갖추고 있다고 긍정성을 평가했다.

그가 구체적 과제로 제출한 것은 식량권과 개인의 안보권 및 인도적 권리, 차별받지 않을 권리, 사법정의 등 자유권의 많은 부분을 지적하고 있다. 결론은 "긍정적인 변화에도 불구하고 시급히 증진되어야 할 과제들이 많다"는 것이다.

'탈북자문제' 역시 이날 핵심쟁점 중에 하나였다. "탈북자는 경제적 유민인가, 정치적 난민인가" "탈북자의 규모는 얼마 만큼인가?" "탈북자에 대한 해법은 무엇인가"라는 쟁점으로 논의되었다. 민주노동당의 최규엽 최고위원은 "탈북자는 경제유민이라고 봐야 하며 그 숫자도 3만명 정도"라고 밝힌 반면 한나라당 공성진 의원이나, 요시다 야스히코(오사카 대학 교수) 씨는 20만 명 이상이라고 주장하면서 이들이 "정치적 박해를 피해 북에서 탈출하고 있다"고 상반된 의견을 보였다. 이날 참석하기로 예정된 중국인권연구협회 사무총장은 발제문만 보내고 불참해 탈북자들에 대한 중국 측의 입장은 들을 수 없었다.

인권위는 이날 토론회에 앞서 이 심포지엄이 향후 인권위가 '북인권에 대한 정책 권고'를 할 때 참고하기 위한 자리라고 밝히며 발제와 토론의 내용은 인권위의 입장과 무관함을 재삼 강조하기도 해, 인권위가 매우 조심스럽게 '북인권 문제'를 다루고 있음을 입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