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전국비정규직노조대표자연대회의(준)(아래 연대회의)는 여의도 국회 앞에서 간부파업 및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비정규직 노동자 스스로가 반대하고 있는 정부법안을 강행한다는 것은 노무현 정부의 의도가 결국 전체 노동자의 비정규직화와 노동조합 죽이기에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드러내는 것"이라며 "정부와 여당이 비정규직 확산법안을 강행하려 할 경우 민주노총 총파업 지침에 따라 전국의 비정규노조는 파업투쟁에 돌입할 것"이라 경고했다.
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 오병훈 부지회장은 "정부안이 통과되면 온 나라에 비정규직만 가득하게 될 것"이라 경고하며 "우리 사회 빈부 양극화를 해소하겠다며 당선된 노무현 대통령이 내놓은 처방이라는 게 고작 노동조건을 하향평준화해서 차이를 없애는 것"이라 꼬집었다. 그는 "유일한 길은 단결해서 우리 권리를 찾는 것 뿐"이라며 총파업 참여를 호소했다.
이날 집회에서 참가자들은 "정부안은 비정규직 보호법이 아니라 양산법"이라며 △상시고용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전환 △원청의 사용자성 인정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자성 인정 등 비정규직 노동자의 권리보장 입법을 요구했다.
집회를 마친 노동자들은 영등포 열린우리당사 앞까지 행진해 당의장 면담을 요구했으나 면담 자체를 거부당했다. 이날 대회에는 타워크레인기사노조, 전국경찰청고용직공무원노조, 전국건설운송노조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사회단체 활동가 등 300여 명이 참여했으며, 현대차 아산공장 앞 충남권 결의대회와 울산공장 앞 영남권 결의대회도 같은날 진행됐다.
이후 연대회의는 17일부터 매일 저녁 7시 국회 앞에서 촛불시위를 진행하고, 18일 국회 환경노동위 법안심사소위 일정에 맞춰 국회 앞에서 개악분쇄 결의대회를 가지는 등 투쟁 수위를 더욱 높일 예정이다.
민주노총도 지난 15일 2차 중앙위원회에서 "비정규 개악법안을 강행처리할 경우 즉각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기존방침을 재확인했으며 △20일 '열사정신계승 비정규노동법 개악저지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23일부터 지도부가 국회 앞 농성에 돌입하며 △23일∼24일 단위노조 상근간부 1천여 명이 국회 앞에서 상경투쟁을 진행하는 등 투쟁을 확대해갈 계획이다.
한편 국회 환노위는 오는 18일 법안심사소위를 열어 지난해 말 회부된 비정규직 법안을 본격 심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소위에서 의결되면 21일 또는 23일 환노위 전체회의 의결을 거치게 돼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통과 절차만 남겨두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