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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논평] 4월 국회가 위험하다

4월 임시국회가 다음달 4일까지의 일정으로 열리고 있다. 이번 국회에서는 과거청산법, 사립학교법, 국가보안법 등 3대 개혁입법과 비정규직 노동 관련 법안들이 처리될 전망이다.

이번 국회를 앞두고 여당에서는 실용주의를 내세운 신임 문희상 당의장 체제가 출범했다. 그는 상생의 정치를 강조하며 최대 야당인 한나라당과의 합의로 개혁입법을 처리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심지어 당론을 변경해서라도 국가보안법 대체입법을 추진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거기에 화답이라도 하듯 한나라당은 쟁점 법안들을 합의 처리한다는 전제 아래 국가보안법마저도 개정안을 내고 법사위 상정을 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법사위와 본회의장을 점거하며 개혁입법안의 국회법 절차에 따른 처리를 막았던 몇 개월 전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 국회에서 연출되고 있다.

국회가 치열한 몸싸움이 난무하는 격전장의 모습을 보였던 지난해 말의 모습을 되풀이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원칙도 없이 실용을 내세워 인권 후퇴를 낳는 누더기 법률을 통과시키는 것은 더욱 큰 문제다. 지난해말 여야 협의과정에서 누더기가 된 과거청산법이 그대로 통과되거나, 사립학교에서 수없이 발생하는 부정과 비리 사건에도 사학법의 처리는 지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국가보안법 대체입법은 죽어 가는 악법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반역사적인 범죄행위가 될 것이다. 노동시장의 유연성만을 내세우는 정부의 비정규직 노동 관련 법안을 그대로 통과시키는 것은 비정규직의 문제를 외면하고 사회적 양극화를 더욱 부추기는 일로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우리는 이 상황에서 특히 열린우리당의 태도를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언제는 칼이 없어서 전투를 할 수 없다고 징징거리더니 과반수라는 칼을 주었어도 개혁입법 하나 제대로 처리하지도 못하고 오늘의 상황을 만든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입으로만 개혁을 목소리 높여 외치다 이제는 인권적 원칙도 과감히 던져 버리고 사실상 타협할 수 없는 정당과 타협을 통해 상생하겠다고 나서니 말이다. 목적과 방향도 제시하지 못한 채 청산의 대상인 한나라당과의 합의에만 신경 쓰는 열린우리당의 실용주의 노선은 이래저래 위험하기 그지없는 불장난이 아닐 수 없다.

중도보수를 표방하는 여당과 수구보수를 탈피하지 못한 거대 야당의 야합에 의해 인권을 심각하게 후퇴시킬 법률안이 통과되는 상황을 용납할 수는 없다. 민주와 인권의 배반을 잉태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4월 국회에 우리가 적극 대응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