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35개 인권단체들이 모인 인권단체연석회의(아래 인권회의)는 10일 세계인권선언 57돌을 맞아 1일부터 10일까지를 '제1회 인권주간'으로 선포하고 다양한 행사를 열겠다고 1일 밝혔다. 인권주간 마지막 날이자 세계인권선언 기념일인 10일에는 소속단체들이 모두 참여하는 '인권난장'이 열린다.
10일 오후 2시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열리는 '세계인권선언 제 57주년 기념 인권난장'에서는 인권회의 소속단체들과 회원들이 부스를 설치해 각각 인권현안에 대한 거리캠페인, 인권전시, 인권놀이, 서명운동 등을 진행한다. 또 우리사회의 빈곤을 주제로 한 마당극, 진보가수와 인권단체 회원들의 노래마당 등 문화공연도 펼쳐진다. 인권난장의 대미를 장식할 세계인권선언 낭독은 1조부터 30조까지 각각의 조항을 소속단체 활동가들과 회원들이 낭독해 선언에 명시된 권리를 상기할 계획이라고 인권회의는 밝혔다. 특히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이하는 민가협의 창립을 축하하는 특별순서도 진행된다.
이에 앞서 인권회의는 6일 '반인권적 출입국관리법 개정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오전 10시부터 국가인권위 배움터에서 열고 인권단체들이 마련한 출입국관리법 개정안을 중심으로 개정방향과 쟁점을 짚어 본다. 인권회의는 올해를 '이주노동자 인권실현의 해'로 정하고 이주노동자 차별반대 캠페인을 벌여 왔다.
인권회의 소속 각 단체별 행사도 다채롭게 진행된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실현과 대체복무제도도입을 위한 연대회의'는 전쟁저항자인터내셔널(War Resisters' International, WRI)이 1956년부터 시작한 '평화수감자의 날(Prisoners for Peace Day)'인 12월 1일을 맞아 김태훈·김영진·이용석 씨의 병역거부선언과 평화수감자의 날 기념 거리문화제를 열었다. 3일에는 출소한 병역거부자들과의 간담회를 오후 3시 전쟁없는세상 사무실에서 연다.
지난달 26일부터 국회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는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공동투쟁단'은 3일 오후 2시 전국집중결의대회를 국회 앞에서 열고 열린우리당까지 행진한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5일 오전 10시 국가인권위 배움터에서 '2005 한국 인권 보고대회 및 토론회'를 열고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의 성과와 한계 △2005 비정규직 노동자의 인권 △과거청산 관련 법률 제·개정 및 현안 등을 주제로 쟁점토론을 벌인다. 새사회연대는 '그 속에 내가 눕다'라는 이름의 '오늘의 인권전'을 6일부터 13일까지 광화문 조흥갤러리에서 연다. '미술의 형식으로 제출되는 인권보고서'를 표방하며 지난해에 이어 2회째를 맞은 이번 전시회에는 '일하고 쉴권리'를 주제로 11명의 작가들이 참여한다. 민가협은 20주년 기념 인권콘서트 '보라빛 수건'을 10일 오후 5시 한양대 체육관에서 연다.
1948년 세계인권선언이 발표된 이후 한국에서는 정부차원에서 5년에 한 번씩 세계인권선언 기념행사를 진행해 왔다. 2003년부터는 국가인권위원회가 12월 10일을 '인권의 날'로 명명해 기념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민간인권운동단체들은 지난 1998년 세계인권선언 50주년을 맞이해 선언의 정신을 되새기고 한국사회의 인권현실을 되짚어보는 기념행사를 다채롭게 진행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선언 기념일을 축하하는 민간인권운동의 행사는 진행되지 못했다. 인권회의는 "민간인권운동단체들이 주도하는 세계인권선언 기념행사를 복원하는 의미를 가진다"며 앞으로 매년 12월 10일을 기념해 우리 사회의 인권 과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발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2949호
- 세계인권선언,일반
- 강성준
- 2005-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