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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이야기

우리가 연대하면 쌍차 노동자들 꼭 복직할 ‘수박’에!

시원한 연대의 바람 일으키며 함께 모이자

무더운 여름, 오늘도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은 119배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결코 없길 간절히 바랐던 서른 번째 죽음, 고 김주중 조합원과 함께 30명의 희생자를 기억합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간신히 살아내고 있는 119명의 해고노동자들을 생각합니다. 정권만 바뀌었을 뿐 달라진 게 없는 현실에서 투쟁하고 있는 이들을 떠올립니다. 그 간절함으로 올리는 119배입니다.

 

7월 3일 다시 대한문 앞에 분향소가 세워졌습니다. 동료의 죽음을 추모하기 위해, 더 이상 생사의 갈림길에 내몰지 말고 복직 약속을 지키라고 촉구하기 위해 세운 분향소입니다. 분향소를 가로막은 사람들로부터 추모와 애도를 모욕하면서 입에 담지 못할 말과 행동이 넘쳐났습니다. 하지만 쌍용차 노동자들의 곁을 지키기 위해 함께 모인 사람들로 분향소는 세워졌고 오늘도 그 자리를 많은 사람들이 함께 지키고 있습니다.

정리해고 없는 세상, 국가폭력 없는 세상,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해 모이고 외치는 시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7월 23일에는 인권활동가들이 함께 모여 그 외침에 함께 했습니다. 연대의 바람이 시원하게 쌍용차 노동자들에게 닿길 바라면서 오순도순 함께 모여 응원의 현수막을 만들었어요. 어떻게 만들까 궁리하다 여름과일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시원한 여름과일을 그리면서 그 이름을 딴 구호를 만들었어요. “우리가 연대하면 복직할 ‘수박’에!” 현수막을 들고 횡단보도를 오가며 행진하면서 “함께 살자! 연대해you!” 외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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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해가 넘어가서 더위가 조금 가라앉을 무렵, 연대의 요가로 문화제를 시작했어요. 괴롭히기 위해 틀어놓은 것 같은 시끄러운 군가에 괴로운 귀, 뜨거운 햇볕 아래 분향소를 지키면서 굳은 몸을 이완하면서 잠시나마 거리를 두고 스스로에게 집중하면서 명상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쌍용차 노동자와 인권활동가들의 이어말하기가 시작됐습니다. 혐오보다 강한 연대의 힘을 우리가 어떻게 함께 나누어왔는지, 앞으로 어떻게 만들어가야 할지 고민하게 되는 시간이었어요. 연대가 거창한 무언가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곁을 지키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거라는 생각을 새삼 다시 하게 됐습니다. 이렇게 같이 아파하는 사람들이 있음에 놀랐고 감사하다는 쌍용차 노동자, 아무리 막아서도 함께 모이는 우리들을 보며 이렇게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음을 느낀다는 성소수자인권활동가, 때론 오히려 짐이 되려나 걱정될 때도 있지만 함께 쌓아온 경험들로 다시 이 자리를 함께 지켜야겠다 생각한다는 장애인권활동가... 각자의 경험이었지만 서로 교차하고 겹치면서 지금 이 시간을 함께 하고 있는 건 연대의 힘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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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고 김주중 조합원의 49재가 됩니다. 해고는 살인이라고 외쳐왔는데, 생사의 갈림길로 내모는 정리해고제를 정부와 국회가 도입했습니다. 해고가 아닌 함께 살기 위한 방법을 찾자고 호소하는 노동자들에게 돌아온 것은 폭력진압이었습니다. 그 부당함에 맞서 정의롭게 판단해줄 것을 기대했던 사법부의 재판거래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이 모든 과정들이 철저한 계획과 공조 속에서 이루어졌다는 폭로도 있었습니다. 2009년부터 10년, 쌍용차 노동자들에게 돌아가야 할 응답은 아직 아무 것도 된 게 없습니다. 서른 명의 죽음에 대해 아무도 사과하지 않았습니다. 수십억에 달하는 손배가압류도 여전합니다.

 

국가폭력 진상규명, 손배가압류 철회, 해고자 전원복직, 쌍용차 문제 해결 촉구를 위해 다시 힘을 모으고 있습니다. 8월 18일 토요일 3시, 시청에 함께 모여요. 연대의 바람을 함께 일으켜서 지난 10년,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이 그리고 우리들이 기다려온 응답을 받아내기 위해 함께 모이고 외칩시다. 진실과 정의를 세우는 시간으로 함께 만들어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