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인권영화제에서 상영되었던 영화 2편과 2회 영화제에서 상영한 영화 1편을 비디오로 판매합니다. 가격은 각 3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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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지역>
2003 / 81분 / 다큐멘터리 / 미국 / 제9회 인권영화제 상영작
사담 후세인 반대 투쟁을 벌이며 게릴라로 활동하다가 망명한 게릴라 프랭크는 13년만에 고향 이라크로 돌아온다. 자신의 생사조차 모르고 있던 가족을 만나기 위해 돌아온 그가 만나는 것은 물과 전기 없이 살고 있는 이라크 사람들과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이름 하에 이루어지고 있는 일상에 대해 그의 가족과 동포들이 느끼는 혼란스러움이다.
프랭크로부터 시작되는 <Battleground>는 이라크 시민들의 목소리에서 이라크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들의 목소리까지, 2003년 이라크의 풍경을 담은 다큐멘터리이다. 3주 동안 촬영된 이 다큐멘터리는 이라크 사람들의 절망적인 호소와 이라크를 점령하고 있는 미군들의 의견을 렌즈에 담아내면서, 이라크 점령의 복잡한 문제들을 풀어놓는다. 이라크 사람들과 ‘미국에서 온 해방주의자’들 사이의 단절, 사담 후세인 아래서 고통 받았고, 이제는 미국의 점령 하에 계속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의 초상은 힘있는 편집을 통해 흔들리는 불빛처럼 불안하기만 한 이라크의 상황을 보여준다.
통역가로 일하는 이라크 여성, 이집트 사업가, 열화우라늄의 폐해를 조사하는 이라크인 의사, 바그다드의 택시운전사 등 이라크 사람들의 목소리만큼이나 흥미로운 것은 이라크를 점령하고 있는 미군들이 이 전쟁에 대해 갖고 있는 다양한 관점이다. 젊은 군인은 이 전쟁을 “군대의 능력을 테스트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또 다른 군인은 미국의 개입이 중동 지역의 장기적인 안정과 평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매일 일어나 일을 하러 갈 때 나는 영화 속에 있는 것 같다”고 말하는 또 어떤 군인은 이 전쟁의 초현실적인 특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값 30,000원)
<안티폭스>
2004년 / 80분 / 다큐멘터리 / 미국 / 제9회 인권영화제 상영작
폭스 뉴스채널이 반공화당 인사들을 죽이는 방식은 다양하다. 보수 우익의 충실한 대변인인 폭스 사의 앵커들은 상대방 "말 끊기, 약점잡기, 우기기, 유언비어 퍼뜨리기" 등의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반대 세력들의 논리를 왜곡하면서 이라크 전쟁, 9.11, 미 대선 등의 사안에 공화당의 모수 이데올로기를 유포해왔다.
전 세계 미디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폭스 채널의 우익 편향과 정보 왜곡 현실을 분석적으로 폭로한 다큐멘터리. 영화는 폭스 사의 방송 프로그램을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인용, 분석하면서 그리고 폭스 사에 몸담았던 인물들의 육성 증언을 전하면서 "공정하고 균현잡힌" 시작을 주창하는 폭스가 실제로 어떻게 부시정권과 결탁하여 극우 편향적인 시각을 조장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사회의 신경망이라 해도 좋을 미디어의 중요성을 새삼 환기시키는 작품이다. (값 30,000원)
<시가라키에서 불어오는 바람>
니사야마 마사히로 / 1991년 / 91분 / 다큐멘터리 / 컬러 / 일본
제2회 인권영화제 상영작
영화를 보고 있으면 자꾸 웃음이 나온다. 이 웃음은 무엇인가? 어둡고 칙칙한 웃음이 아니라 산들바람 같은 웃음이다. 그들의 너글너글함이 우리에게 전해져 온다. 우리의 마음이 따뜻해져온다.
시가라키(信樂)에는 약 2천 명의 노동자가 있으며 그 중 106명이 정신지체장애인이다. 이들은 보통 10년 이상 이곳에서 직업을 얻어 살아왔다. 이 산 속의 작은 도시에 이들은 완전히 녹아들어 있다. 그들은 여기서는 전혀 새삼스러운 존재가 아니며, 일을 하고 있어도 외출을 해도 그들은 이 도시에 잘 어울린다.
그들은 '양호 학교'를 졸업하고 이 도시에 와 2주간의 실습 기간을 거친 후 취직한다. 가내 공업 규모의 작은 도자기 공장들, 거기에는 '사람'이 있고 흙이 있다. 즉 원초적인 것과의 접촉이 있다. 그들은 이런 자연 속에서, 음산한 이미지의 장애인이 아닌, '사람'이 된다. 우리나라의 어느 장애인 마을이 '자활'을 말하면서 그들을 공장의 생산 라인에 투입하는 것과는 천국과 지옥의 차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시가라키 공장에서 8년 동안 일했다는 어느 장애인은 대단한 장난꾸러기다. 공장 사장은 그를 두고 이런 말을 한다. "처음 3년 동안은 정말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고 생각했지. 정말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었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이 장난꾸러기 장애인 노동자를 쫓아내지 않았다. 거기에는 '경제'의 논리가 아닌 '인간'의 논리가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이 장난꾸러기는 지금은 좀더 낫게 일할 수 있게 되었다. 사장 말에 의하면 "나쁜 짓거리도" 가끔 한다.
영화의 이 장면은 흔히 ‘장애인 캠페인’ 등에서 '장애인은 능력에 있어 비장애인과 다를 바 없다'는 주장에 대해 의심을 가지게 만든다. 경제논리가 지배하는 사회에서 자기도 모르게 그 경제논리에 끌려들어간 괴로운 주장이 아닐까?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업무 능력은 동일’하다는 논리는 결국 장애인이라는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비장애인과 동일한 노동조건 그리고 동일한 작업 결과를 기대하게 한다.
영화 마지막에 나오는 노래가 좋다. 시가라키에서 만난 여러 장애인의 말들을 그대로 옮겨 모자이크 한 듯한 이 노래말은, "바람처럼 웃으면서 살아간다네"로 끝을 맺는다. 우리나라 정신지체장애인들이 이렇게 살아갈 수 있는 날은 언제인가? (값 3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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