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소리
한 표가 아쉬웠던 기억이 난다~ 92년 대선에서 민중후
보가 나갔을 때 내 동생이 처음으로 20살이 되어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 한참을 민중후보에 대해 설명하고 설득
하여 민중후보 지지로 이어지게 되었다. 당시는 지역주의
에 따른 양김 후보가 판을 치던 때라 민중후보 지지자의
한 표가 정말 소중했던 때다. 그래서 동생의 지지가 완전
히 뿌듯했는데...
아뿔사 투표날 동생이 투표를 잘못한 거 같다고 하는
게 아닌가? 처음 투표라 투표용지에 자기 도장을 찍고 왔
다는 게 아닌가. 자기 이름이 그대로 투표용지에 드러나는
아웃팅까지 하게 되었다며 민망해하던 그 모습... 아쉬웠던
그 한 표!
돌진
초등학교 반장 선거에서는 후보로 나간 아이가 자기 자신에게 투표를 하지
않는 것이 관례였던 것 같다. 왠지 그 때는 후보가 자기 자신에게 투표하는 것
이 염치 없고 민망한 일처럼 느껴졌던 것 같다. 그런데 어느 한 해 도저히 반장
에 당선될 것 같지 않던 한 아이가 반장 선거에 자진 출마했다. 투표 결과, 그
아이는 달랑 1표를 받았다. 그 아이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민망해했던 기억이.
그런데 결국 그 1표마저 후보로 나갔던 아이가 자기 자신에게 투표한 것이었다
는 흉흉한 소문이 돌았다.ㅋㅋㅋ 그나저나 총/대선에서 후보자들은 과연 누굴
찍을까?
은진
초등학교 6학년 때 전교회장 선거에 나갔다가 아주 큰 표 차로
떨어졌다. 그때 나를 선택한 한표한표가 정말 소중했어요. ㅋㅋㅋㅋㅋㅋ
아버지 강요로 나간 거였지만은 쪽팔리긴 쪽팔렸다는... 에잇. 트라우마로
남아버렸어.
ㅎㄹ
투표하니까 갑자기 학교 때 생각이 나네요. 중학교 때인
가 반장선거가 있었는데 어떡하다가 친구들의 횡포로;;; 반장
에 나가게 되었어요. 근데 선생님이 넌 성적이 미달돼서 안
돼ㅡㅡ 라고 하더군요. 지금이라면 정말 엄청 화내고 그랬을
텐데 그땐 "아 맞다. 나 공부 엄청 못하지" 라고 생각했었죠
ㅋㅋㅋㅋ 근데 요즘 선거봐도 머 이게 큰 차이는 없는 것
같아요. 다만 성적이 아닌 돈이나 권력 같은 거라는 거에 차이
가 있을 뿐.
ㅁ
2003년 과학생회 선거를 함께 준비했었다. 그 때 내가 함께 했던 선거운
동본부는 내부 모토가 '우리 정치하자^^'로 그동안 비권으로 정체화했던 학생
회를 바꿔보자는 일종의 결의가 있었다. ㅋㅋ 정말 치열하게 하루하루를 살았
었다. 아침에 모여 점검하고 저녁에 모여 평가하고. 학우들 만나고, 공청회 하
고...
드디어 투표날, 총회에서 개표를 하는데 전체 투표율의 과반다수득표를
해야만 이기는 것이었다. 상대선본보다는 표를 많이 얻었는데, 전체 투표율의
과반을 좌우하는 한표가 있었으니... 우리 선본 후보자 밑에 동그라미를 X자
모양으로 5개를 찍은 것. 그 표가 인정되면 당선되고, 인정되지 않으면 무효,
다시 선거운동 기간을 갖고 재투표를 진행해야 했다. 그 표를 둘러싼 공방이
계속되는 가운데, 강력한 지지로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가 있었다. (근
데 왜 하필 X자 모양이냐고?!) 논란 끝에 선관위에서 그 한표를 무효 처리하
기로 하면서 결국... 다시 매일 아침저녁을 선거운동에 힘쏟고 재투표를 진행,
결과적으로는 이겼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문제의 한 표는 강력한 지지로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이의 것. -_-: 이 일로 인해 다음 선거부터는 표로
인정되지 않는 사례 그림이 같이 제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