ㅈ교도소에서는 지난해 추석에 재소자들에게 특식으로 유명 상표의 닭다리 튀김을 판매하기로 약속했다. 그런데 실제 제공된 닭다리는 약속한 상표의 제품이 아니었으며, 6시간가량이 지나자 튀김에서 곰팡이가 생기기 시작했다. 이미 닭다리를 먹었던 사람들 중 일부는 복통과 설사 등 식중독 증세를 보였다. 그래서 ㅎ씨를 비롯한 몇몇 재소자들이 소측에 강력 항의하였고, 소비자보호원 및 외부 사회단체에 이를 알리는 서신을 작성하여 발송하고자 하였다. 이에 대해서 소측에서는 물품 구매 담당자가 사과하고 물품 대금을 환불하는 선에서 사건을 무마하고자 하였고, ㅎ씨 등은 이를 받아들였다.
문제는 거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ㅎ씨가 갑자기 ㄷ교도소로 이송된 것이다. 그것도 ‘문제수용자’라는 딱지가 붙은 채로. 법상 재소자의 이송은 전적으로 교도소장과 법무부의 판단에 따라 이뤄지기 때문에 이송 자체를 가지고 문제삼을 수는 없다. 다만 교육중인 재소자는 특별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한 교육이 끝날 때까지 다른 곳으로 이송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그리고 ‘문제수용자’란 모종의 사건?사고를 일으킨 사람을 특별관리하기 위한 일종의 낙인이다. 그런데 ㅎ씨는 당시에 직업교육을 받고 있었고, (그의 말에 따르면) 이번 사건을 제외하고는 아무런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 그러하기에 ㅎ씨는 이번 이송을 ㅈ교도소측의 보복으로 보고 우리에게 편지를 보낸 것이다.
편지를 받고 우리는 ㅈ교도소 측에 자신이 ‘문제수용자’로 분류된 사유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하라고 조언했다. 그 후 ㅎ씨는 정보공개를 청구했지만 소측에서는 ‘개인정보’를 보호한다는 이유로 거부하였고 우리는 그러한 처분은 설득력이 없다면서 다시 정보공개를 청구할 것을 권하였다. 그런데 소측의 무성의한 태도에 격분한 ㅎ씨는 현재 ‘닭다리 사건’을 끄집어내고, 정보공개 청구를 거부한 ㅈ교도소측을 고소한 상태이다.
이 사건을 통해서 우리 교도소의 문제점 중 두 가지를 지적하고자 한다. 하나는 교도소와 관련된 법조항이 너무 애매하여 소장 및 교도관들에게 지나치게 많은 권한이 주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우선 재소자들에게 판매하는 물품에 대한 규정을 명확히 하였다면 ‘닭다리 튀김’ 사건 같은 것은 애당초 일어나지도 않았을 것이며, 만약 일어났다 하더라도 소측이 아닌 그러한 불량식품을 납품한 업자에게 그 일차적인 책임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업자가 아닌 교도소의 담당자가 재소자들에게 사과를 했다는 것은 물품 반입에 대한 책임이 전적으로 담당자에게 있다는 것을 말하며, 결국 그 담당자는 명확한 법규가 없는 상태에서 임의로 업자를 선정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법규에서의 ‘문제수용자’에 대한 규정도 “교도관을 처벌받게 할 목적 등으로 허위의 사실을 주장하거나 이를 왜곡과장하여 상습적으로 진정고소고발 등을 반복하는 자” 또는 “기타 교정사고예방 등을 위하여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자” 등으로 애매하기 짝이 없다. 결국 개별 교도관, 교도소장의 자의적 판단에 맡기는 격이 되며, 그들에게 지나치게 많은 권한을 주게 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들에게 ‘찍히면’ 교도소 생활이 힘들게 되며, ㅎ씨처럼 부당한 이송을 당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또 소측이 정보를 지나치게 독점하고 있다는 것이다. 위의 사례를 보면, ㅎ씨는 자신이 ‘문제수용자’로 분류된 사유를 알기 위해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그런데 소측은 개인정보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그것을 거부한 것이다. 만약에 우리 감옥인권팀이나 제3자가 ㅎ씨가 ‘문제수용자’로 분류된 사유를 알고자 했다면, 소측의 명분도 어느 정도의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런데 당사자가 자신에 대한 소측의 기록을 알고자 하는데, 그것을 거부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더구나 ‘교도소’라는 것이, 죄지은 사람들을 사회로부터 차단하여 감시한다는 의미의 ‘감옥’과는 달리 그들을 교화하는 곳이라면, 마땅히 기록을 당사자에게 공개하여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측에서는 재소자 당사자들에게까지 그 정보를 공개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정보를 독점함으로써 그들을 자신들이 다루기 편한 대상으로 만들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버릴 수 없게 한다.
교도소라는 곳도 결국은 우리 사회의 일부이며, 그곳에서 일어나는 일도 우리 사회의 다른 면들처럼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한다. 그러한 공개가 이뤄진다면 몇몇 개인에게 권력과 정보가 집중되는 폐단도 자연스럽게 드러나게 될 것이며, 그러한 폐단에 대한 사회적 여론이 그것을 가만히 놓아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