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에는 ‘내 인생의 봄바람’을 아그대다그대 이야기합니다.
돌진
#1. `봄바람` 하면 중학교 2학년 때 그 바람을 잊을 수 없다. 이제 막 겨울이
끝나갈 무렵이었는데, 친구들과 동네를 거닐던 중 얼굴을 스친 바람이 너무 포
근해서 `이젠 봄이구나!`하는 생각에 짧은 순간 시간과 나이 듦, 인생, 죽음 등이
문득 떠올랐던 것 같다. 아주(*100) 짧은 시간 동안만. 그리고 잠시 후 내 인생은
변함 없이 흘러갔다.ㅋ
#2. 군대 갔을 때 처음 자대 배치 받았을 때가 5월 18일이었다. 그때 부대
주변에는 아카시꽃이 한창 피어 있어서 어딜 가나 아카시 향기가 들큰하게 코를
찔렀다. 암울한 상황에서 맡은 아카시향은 너무 아름다웠지만, 왠지 서러웠다.
5.18 날이어서 더 그랬나?
바람소리
내 인생의 봄바람은 언제였을까? 봄바람이란 무엇일까? 다른 무언가를 찾아
들떠 있었을 때가 아닐까? 그것이 주는 뭔지 모를 기대와 두려움으로 밖을 향해
나가는 그것이 주는 설렘.. 지금 내 인생에 봄바람이 다시 불고 있는 걸까...
ㅁ
처음 길에서 술을 마셨던 게 떠오르네요. 세종문화회관 계단에 앉아 시원한
맥주 한 캔을 마시면서 하루 일상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
리는 사람들을 봤어요. 달이 환하게 비추던 그 날, 홀로 여유로운 듯한 그 시간
이 참 행복했던 것 같아요. 스쳐지나가서 잘 몰랐던 봄바람이 그 날 그 시간엔
제 주변에 머물러줬던 것 같습니다. 언제 다시 그 봄바람을 만날 수 있을까요?
정록
대학 때, 단과대 공터가 있었어요. 항상 거기 모여서 단대 행사, 집회 등등
을 했죠. 따사로운 봄 햇살, 옆에 앉은 친구들의 재잘거림, 앞에 선 발언자의 마
이크 소리 등이 공터 계단 옆에 핀 진한 라일락 향기에 푹 묻혔던 기억이 있어요
. 봄바람이 불면 더 짙어지는 라일락 향기가 아직도 아련하네요. 참 좋았던 봄
바람 향기인데, 단지 라일락 때문은 아니었겠죠?
은진
어렸을 때부터 봄을 많이 탔는데 싱숭생숭한 기분들, 둥둥 떠다니는 기분.
영화제 활동을 시작하고서부터는 내 인생에 봄이 없다. 저번 주만 해도 추웠던
것 같은데, 벌써 여름날씨다. 봄이 도망간 것 같아, 몹시 슬프다 ㅠㅠ
그런데 정록 글은 왜 이렇게 느끼한 걸까요? ↑↑
ㅎㄹ
봄바람... 그런 건 별로 좋지 않아요; 쳇쳇쳇쳇!!!!
세주
봄바람!봄바람!봄바람! 요즘 집 앞 골목길에 라일락(?)이
피어있는데 밤늦게 집에 들어올 때면 향이 코에 맴돈다. 이
런 게 봄바람인가? 일과 중에 건물 밖에 나와 바삐 지나가는
차들을 잠시 보고 있으면 무엇인가 얼굴을 감싸고 지나간다..
이런 게 봄바람?? 아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