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올해가 아닐까요.
각종 탄압이 예상되는 현실이라^^
게다가 청계광장은 작년 촛불이 열렸던 상징적 공간이라
더 의미가 새롭지요.
올해 꼭
광장에서 영화를 상영해서
광장을 시민들에게 돌려주고,
인권의 공간으로 만들었으면 해요.
(바람소리)
1997년
제2회 인권영화제를 보러 홍대에 갔다.
그런데 인권영화제는
당시 '<레드헌트> 사건'으로
홍대 전체가 원천봉쇄되고 있었다.
난 학교에서 이미 <레드헌트>를 봤던 터라
(평화롭다 못해 나른한 분위기 속에서 뭔지도 잘 모르고 봤는데, 보면서 졸았다...)
다른 영화를 보려고 갔다.
그런데 원봉이라니.
집회라곤 한 번도 나가본 적 없는
친구를 꼬셔서 함께 보러 갔는데,
둘다 당황스럽긴 마찬가지.
놀라웠던 건
정문이 원봉되고 있는 와중에도
정문 앞에선 락페스티벌이 성황리에 열리고 있었다는 것이다.
난 가방에 들어있던
'불온문서'들을 주섬주섬 챙겨
동네 쓰레기통에 쳐박아 넣고,
정문으로 가서
당당하게(사실은 매우 쫄면서)
"락페스티벌 구경 왔는데요"라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곤 학교에 들어가 <명성, 그 6일의 기록>을 봤다.
영화 시작 전에 누군가 나와서(그게 누구였더라? 남자였는데...)
영화 보다가 경찰이 들어오더라도
놀라지 말고 침착하게 행동해주길 바란다고 했던 말이 기억난다.
올해 인권영화제에서도 이런 말이 필요할까?
(돌진)
나는 사랑방 활동을 시작하고 나서야 인권영화제를 제대로 접하게 되었다.
이전에 소문이 무성하던 <레드헌트> 사건으로
'그런 게 있나보다~' 하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지.
흠.
내게는 영화란 녀석 자체가,
못 만든 영화는 너무 재미없고,
인권현실을 잘 드러내는 잘 만든 영화는
나를 너무 갑갑하게 만들어서 힘들고,
그래서 가깝고도 먼 장르인지라,
요즘도 인권영화제와 내심 밀고당기기를 하는 중이다.
ㅋㅋ 말이 안되나~? ^-^;;;
(아해)
인권감수성을
'감응'하는 것은
느끼고 경험하는 과정에서 비롯한다.
타인의 고통을 아파하고,
그 현실을 만들어 내는 세상에 분노하고,
다시 일터에서
내 삶에서 그러한 현실을 바꾸어 내겠다고 다짐하는 것은
인권영화제에서 시작할 수 있다.
오라! 슬퍼서 아름다운 감성이여,
가라! 억압과 차별의 현실이여
(소금인형)
인권영화제와 약간은 찐득하게 인연을 맺기 시작한 건,
2004년일까.
당시 인권영화제는
아트선재센터와 아트큐브 두 곳에서 동시상영하고 있었다.
대학을 옮겨다니다 자리를 잡은 지 5년도 채 안된 때였다.
2005년에 서울아트시네마로 옮겨서
자리를 잡나 했더니,
2008년에는 마로니에공원,
다시 2009년에는 청계광장이다.
14년 동안 싸워왔으니
이제 한국에도 언제나 인권영화를 만날 수 있는 상영관 하나쯤은 있어야 할 텐데
여전히 먼 현실.
그래서 우리는 더욱 빡세게~ ^^
인권영화를 만나야 한다!
(미류)
선배가 공짜로 영화 보여준다고 해서
무작정 쫓아갔다가
처음 접했던 인권영화제.
이런 삶이 있구나 놀라웠고
그것이 주는 울림이 있어 그 뒤로 매년 갔던 것 같다.
거저 영화를 보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어
해설책자를 구입했던 기억이...-_-::
그러다 작년.
표현의 자유를 지키면서 안정적으로 상영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지 못해 거리로 나섰다.
첫 기억보다는 영화제가 작아진 느낌이 있지만
거리에서 다양하고 많은 사람들과 마주할 수 있는 기회이기에
반갑고 인권영화제답다는 생각이 들어 좋다.
코 앞으로 다가온 13회 인권영화제를 잘~ 마주했으면 좋겠다.
(ㅁ)